[집중진단] 문재인 정부 1년 강원 권력지도 ②
검·경·국세청 인사 연령대 낮아져
영남권 줄고 수도권·호남권 강세
지선 선출직 58.3% 초선 당선자
지역내 새로운 인맥 구축 가능성
차기 총선 국회권력 교체 분석도

강원도 권력이 젊어지고 있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도내 주요 권력기관 기관장을 비롯한 임명직 인사들과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탄생한 선출직 공직자들의 연령대가 모두 낮아졌다.강원도민일보가 검찰과 경찰,국세청 등 3대 권력기관의 도내 간부급 이상 인사들과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들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도내 임명직 기관장들의 출신지역과 선출직 공직자들의 소속 정당 및 정치성향도 변화,강원도 권력지도의 모양과 색깔이 뒤바뀌고 있다.



■ 검·경·국세청- 젊어진 권력기관

문재인 정부 출범후 지난 1년 2개월간 속속 단행된 도내 권력기관 인사에서 임명직 기관장들의 나이가 젊어지고 출신 지역도 변화했다.특히 연령대가 젊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고 출신지역 구성비도 영남 충심에서 수도권과 호남,충청지역 출신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였다.춘천지검장과 지검 산하 강릉·원주·영월지청 및 각 지청 부장검사 등 간부급 10명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해에는 40대 4명,50대 6명이었지만 올해는 40대 6명,50대 4명으로 서로 뒤바뀌었다.분석대상 10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임자보다 나이가 적었다.

도내 시·군 경찰서장들을 포함한 총경급 이상 인사들의 연령대 변화도 이와 비슷하다.40대가 7명으로 지난 해 보다 1명 늘어난 반면 60대는 5명에서 4명으로 1명 줄었다.26일 새로 임명된 김원준 신임 강원경찰청장이 53세로 원경환 전 청장(57세)보다 4세 적다.국세청 산하 도내 세무서장 7명도 전원 50대였던 1년전과 달리 올해는 40대가 2명 진출했다.최원봉 원주세무서장과 신상모 홍천세무서장은 각각 45세,46세로 전임자들보다 파격적으로 젊어졌다.

출신지역 변화도 뚜렷하다.1년전 검찰 간부급 출신지역은 영남권이 7명으로 압도적이었지만 현재는 4명으로 줄었다.대신 1명 뿐이었던 수도권 출신이 4명(서울 3명·경기1명)으로 늘어 영남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강원도 출신은 영월이 고향인 한석리 강릉지청장 1명이다.경찰의 경우 호남 출신이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 반면 영남권은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세무서장의 경우 춘천과 원주 등은 국세청 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춘천과원주,강릉세무서장은 모두 호남출신이었다.도내 7곳의 세무서 중 호남출신이 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 선출직도 7회 지선으로 급변

지난 6·13 지방선거는 강원도 정치지형이 민선 역사상 가장 크게 이동한 변곡점이다.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직에 처음 진출한 초선의 신진 정치인들이 137명으로 전체 당선자(235명)의 58.3%를 차지한 것이 대규모의 권력교체를 반증하고 있다.특히 강원도 정치권력의 중심이 진보진영으로 처음 옮겨갔다.반면 오랜기간 강원도 정치를 이끌어 왔던 보수진영은 첫 지선 패배 후 전열 정비에 들어갔다.

민주당 소속 선출직은 4년전 민선 6기에 비교해 무려 2.5배 늘었다.최문순 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와 도의원,시·군의원은 2014년 당시 55명에 불과했으나 이번 선거를 통해 140명으로 늘었다.선거 후에도 무소속 의원들의 민주당 입당까지 이어지면서 수는 더 많아졌다.반면 한국당 소속 선출직은 같은 기준으로 4년전 156명에서 이번 선거 직후 79명으로 절반 규모로 줄어들었다.

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 도의회 의장과 함께 시·군의회 의장도 13곳을 차지,의회권력까지 장악했다.이번 선거로 배출된 도내 선출직들의 평균 나이는 54세로 임명직 기관장들과 마찬가지로 50대 전성시대다.절반 이상인 53.2%가 50대다.특히 46명의 도의원들 평균 나이가 47.8세로 50세가 채 되지 않는다.시장·군수의 경우 59.4세,시·군의원의 평균 연령은 53세로 각각 집계됐다.

■강원도 권력구조 세대교체 되나

과거보다 크게 젊어진 기관장들과 주요 인사,선출직 정치인들은 강원도 권력구조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눈에 띄게 늘어난 수도권,호남,충청지역 출신 기관장들이 각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 새로운 인맥을 구축할 가능성도 높아졌다.정부 차원에서 단행하는 권력기관 주요 인사 임명과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선출직 정치권력은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기존에 거론되지 않았던 신진세력 인사들이 도내 전문분야별 요직 곳곳에 수혈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도내 일부 주요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친정부 성향이나 정당 몫의 코드인사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에는 정치권도 주목할 수 밖에 없다.민주당은 넓어진 인재 풀을 바탕으로 사상 첫 강원도 총선승리를 거두는 것이 지상목표이고,한국당 역시 차기 총선에서 당의 깃발을 들 수 있는 참신한 주자 발굴이 최대 과제다.따라서 최근의 권력지도 변화가 가깝게는 오는 2020년 실시되는 차기 총선에서 국회권력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의 지역 권력지도 변화는 다음 선거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과거보다 많은 인재 풀이 도내 제도권으로 흡수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차기 선거 등에서도 상당한 잠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끝>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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