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출신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정치를 하는 것 같다.이익이 있는 곳이면 지옥이라도 간다는 것이 사업가적 발상이다.정치의 방향은 그 반대다.이익이 있는 곳만 쫓는 것은 정치의 지향이 아니다.공동의 이익을 생각하고 공존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정치다.이런 점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최적화된 트럼프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대통령 트럼프를 보는 또 다른 창이다.직접 패션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고,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일하는 권력자이다.비교하는 것이 어폐가 없지 않지만 작은 도널드 트럼프쯤 될 것이다.그는 아버지에게 없는 것까지 갖고 있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젊은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대통령의 딸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권력까지 손에 쥐고 있다.

최고의 권력,최고의 부(富)를 양손에 쥔 것이 트럼프다.그가 이 뜨거운 둘을 다 지킬 수 있을 것인가.이 상극(相克)의 두 개 가치를 겸비한다는 건 도박이나 다름없다.세계는 지금 불안한 트럼프의 도박을 때로는 불안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다.그의 딸 이방카는 10년 전 2007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보석,의류,신발,가방류의 사업을 키워왔다.그의 사업이 권력과 만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얼마 전 ‘뉴욕포스트’는 이방카가 그의 패션사업을 접을 것이라고 보도해 주목을 끈다.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아버지 지위를 사업에 이용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시달려왔다.최근엔 미국 백화점들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이방카 브랜드 퇴출시키기도 했고 아버지 트럼프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딸을 변호하기도 했다.이방카의 의도했든 아니든 정치와 사업이 사사건건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와 사업을 동시하겠다는 것은 비정치적·비사업적 발상이다.사업과 정치를 동시에 성공시키겠다는 것은 모두를 망치는 반사업적·반정치적 선택이 될 것이다.트럼프와 이방카 에게만 내미는 기준이랴.예부터 “군자는 벼슬할 때 농사짓지 않고,사냥을 하면 물고기를 잡지 않는다(君子仕卽不稼 田卽不漁)”고 한다.‘이익을 독점 않고 백성에게 남기는 것(不盡利以遺民)’이야말로 정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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