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정비 못지않게 당장의 피해 막을 긴급조치 미흡

어제(1일)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아 기상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기상관측장비가 도입된 1904년 이래 가장 높다.지금까지는 1942년 8월1일 대구(40.0도)가 유일하게 40도를 넘었다.이날 서울도 38.5도까지 올라 1907년 이래 111년 만에 최고였다.온열병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까지 속출하고 있다.특수를 누려야할 동해안 피서지도 예상 밖의 폭염으로 경기가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농촌지역에서는 농작물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걱정이 태산이다.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는 폭염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는 것이다.

폭염은 다른 재난과 달리 피해가 현재화될 때까지 체감도와 경각심이 낮다.올해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지만 속수무책이나 다름없다.하루하루 피해가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서도 폭염을 지진이나 산불·홍수와 같은 자연 재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만시지탄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기후변화에 대한 제도적 조치가 뒤늦게라도 마련돼야 하지만 문제는 당면한 재난이다.정부나 정치권이 재난에 미리 예측하고 걸 맞는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여전히 뒷수습을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수 천 명의 온열병환자가 발생하고 30여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농촌 들녘에서 공사현장에서 농민과 근로자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기본적으로 스스로 챙기는 것이지만 과연 정부 당국과 자치단체가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그저 피해 통계나 내고 피해지 시찰이나 다녀오는 정도의 정치와 행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전 방위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면 정부의 역량과 자치단체의 관심이 여기에 와 있어야 정상이다.당장 인명피해를 막을 대책을 강구하고 좀 더 전향적으로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탁상공론으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폭염도 앞으로 일주일 정도가 고비다.7일이 절기상 입추(立秋)인 점을 감안하면 덥다 해도 기세가 달라질 것이다.피해가 속출하면서 어제서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련부처에 폭염시간대 작업 일시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긴급지시했다고 한다.과연 이런 지시가 얼마나 신속하게 현장에 전달될지도 미지수다.강원도의 경우도 피서경기가 위축되고 농작물 피해가 여의도 면적의 5배나 된다고 한다.그러나 강원도나 자치단체가 이 당면한 재난에 과연 역량을 쏟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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