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고랭지 채소 폭삭,애호박·오이는 산지 폐기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배추와 무는 이번 폭염의 최대 피해 작물이다.태백과 정선,강릉,평창지역에서 파종한 고랭지 채소는 6월 이후 날씨가 더워지며 직격탄을 맞았다.폭염과 가뭄으로 배추가 성장을 멈추면서 상품 가치를 잃은 것이다.이 지역의 7월 중·하순 평균기온은 32.5도로 예년보다 4도 이상 높다.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도 태백과 정선 모두 10일을 넘겼다.강수량도 평년 수준(117㎜)를 크게 밑도는 15㎜ 안팍이다.정부는 “9월 이후 출하될 배추와 무의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4~5% 늘어나 추석 전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농민과 소비자들의 고통은 이미 위험수위다.
애호박과 오이는 정 반대의 상황에 직면했다.너무 잘 자라서 오히려 문제다.화천이 주산지인 애호박은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20개당 1만6800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횡성·홍천지역의 오이 재배농가도 마찬가지다.폭염으로 오이 작황이 좋아지면서 값이 폭락했다.결국 화천과 홍천,횡성지역 농가들은 애호박과 오이를 산지 폐기했다.그러나 자치단체의 지원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화천군이 가락시장을 방문 “애호박에 제값을 매겨달라”고 당부했지만 수급조절이 문제다.
농작물 작황에 희비가 엇갈리면서 밥상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채소류는 전달 대비 3.7%,농축수산물은 1.3% 각각 상승했다.농식품부는 배추 비축물량을 방출하고,이들 작물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이런 상황은 추석 전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농민의 시름을 덜고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