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하면 생각나는 동요가 있다.김소월 시인의 시 ‘엄마야 누나야’ 그리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로 시작하는 ‘오빠생각’이다.한번쯤 아이들에게 자장가로 들려주었을 이 노래는 고향이 그리울 때나 삶이 힘들 때 부르면 공감을 얻고,위로까지 받을 수 있다.노래를 부르다 보면 어느 덧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다.뒷문 밖에는 가을 잎의 노래가 들리고,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처럼 고향은 그렇게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온다.오빠생각이라는 동요는 서울로 떠나면서 동생에게 줄 선물을 사 오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결국 만날 수 없게 된 오빠를 그리워하는 시에 작곡을 한 것이다.서울로 간 것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야만 했던 자화상 같고, 그토록 갖고 싶었지만 갖지 못한 비단 구두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에 대한 향수 같다.

내가 만든 것이 외로움이라면,누군가가 만든 것은 그리움이라는 말이 있다.꿈 많던 청년의 부모님 세대는 촌로가 되었고 한 없이 커 보이고 강했던 모습은 약하기 그지없다.모든 것이 그리움으로 남는다.눈을 감고 아련한 향수에 젖어 본다.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등굣길의 모습도,기다리는 이를 모두 담아내던 고갯길도 바뀌고 있다.모든 것은 변한다고 하지만 마음 한 구석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고향의 노을은 변하지 않았다.이번 여름휴가는 나의 고향, 부모님의 고향,마음의 고향을 찾아 떠나 보면 어떨까. 느림을 찾을 수 있고,욕심내지 않고 고향이 내어주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농촌에서 피곤한 몸의 쉼표를 위해 떠날 때는 물음표,돌아올 때는 느낌표로 재충전되는 시간이길 바래본다.

임창덕·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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