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
기대 모았던 남북·북미회담 불발
미 행정부, 대북 추가 독자제재
대화 분위기 조성 악재로 작용
리 외무상 “ 단계적 방식 필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소 띤 얼굴로 만났지만 의미 있는 상황 변화는 없었다.

4일 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남북 또는 북미,남북미 회담이 열려 비핵화 및종전선언과 관련한 작금의 교착 상황을 뚫을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으나 결국 기대에 그쳤다.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친서가 오가는, 나름의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북미가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남북미 3국 외교장관들이 ARF 행사장에서 각자의 입장을 설파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북한인 1명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는 독자제재를 가한 것도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악재로 작용한 듯하다.폼페이오 장관이 ARF를 계기로 아세안 국가들에 선박 대 선박 간의 불법 석유 환적을 전면 차단할 것을 포함한 모든 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공개적으로밝힌 점도 북한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리 외무상은 4일 ARF 회의 연설에서 “조미(북미) 사이 충분한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인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응당 우리가 비핵화를 위해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조선반도의 평화보장과 경제발전을 고무 추동하는 건설적 조치들로 화답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북미 양측이 모두 현재의 대화 판을 깨지 않으려는 상황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다만 현재의 정체 국면을 조기에 돌파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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