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탄 1발 발사 화상 치료중
접경지역 해묵은 갈등 위험수위
군 “함부로 출입불가 검문 당연”
농민 “출입증에도 매번 검문 불편”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출입 절차를 놓고 벌어지는 농민들과 군부대의 해묵은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달았다.7일 육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8분쯤 철원 동송읍 대위리 인근 민통선 검문소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초병 A(20)일병과 농업인 B(60)씨가 출입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실랑이를 벌였다.이 과정에서 B씨가 A일병의 총기를 잡고 흔들자 A일병이 공포탄 1발을 발사했다.이 사고로 B씨는 오른쪽 배 부위에 5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경찰과 군당국은 검문소 인근 CCTV 등을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민통선 출입 절차를 놓고 농민들과 군부대가 마찰을 빚는 건 철원을 비롯한 접경지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민통선 안쪽에 경작지가 있는 농민들은 농번기에 신속한 입장을 원하는 반면 군부대는 보안상 검문검색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농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농작업차량이 검문소 앞에 길게 늘어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철원에서 40여년째 대규모 벼농사를 짓고 있는 60대 농민은 “출입절차 간소화를 위해 신분증에 바코드까지 박아서 사단에서 출입증을 내줬는데도 정작 검문소에서는 처음 들어오는 사람과 똑같은 취급을 한다”며 “논에 갈 때마다 검문소를 거쳐야 해 전방에서 농사를 지으면 평생 불편하다.안보와 안전에 무리가 없는 적정선에서 현실적인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군부대 관계자는 “민통선 지역은 원래 민간인이 함부로 드나들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며 “항상 신분확인,차량번호,출입시간,차량 내부확인 등을 거치고 들어가며,등록된 차량의 경우에도 출입 절차상 한번씩 검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안의호·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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