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
정부, 1∼3 단계별 구간 확대
요금 평균 19.5% 인하효과 예측
상당수 가구 600kWh 이상 소비
구간 벗어나 실효성 논란

폭염에 따른 전기료 폭탄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정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가구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실효성 논란이 일고있다.

정부는 7일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7~8월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누진제 1단계 구간을 ‘0~200kWh’에서 ‘0~300kWh’로,2단계 구간을 ‘201~400kWh’에서 ‘301~500kWh’로,3단계 구간을 ‘401kWh 이상’에서 ‘501kWh 이상’으로 단계별 구간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1단계 내 전기요금은 1㎾h당 93.3원, 2단계는 187.9원, 3단계는 280.6원이 적용된다.정부는 이번 조치로 2단계 구간 이상에 속해 있는 1512만 가구가 두 달간 가구당 평균 1만370원(19.5%),총 2761억원 규모의 요금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날 본지가 최근 전기계량기 검침을 마친 도내 10가구를 임의로 선정해 전력 소비량(7월4일~8월3일)을 조사한 결과,상당수 가구가 올 여름 폭염으로 한달동안 600kWh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누진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단계 구간으로 분류되며 전기료 폭탄 대상이 된 것이다.

춘천에 거주하는 김수진(38·4인가구)씨의 최근 한달 전력사용량은 699kWh로 이번 누진제 완화정책과 상관없이 3단계 구간에 해당됐다.이 때문에 누진제가 적용되며 16만7600여원의 전기료 폭탄을 맞게 됐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김진호(35·3인가구)씨도 최근 한달 전력사용량이 607kWh로 정부의 완화정책에도 13만8000원대의 전기료 폭탄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김씨는 “15개월된 자녀 때문에 올 여름 하루평균 9시간 에어컨(소비전력 1800W)을 틀었다”며 “ 정부의 누진제 완화 정책을 기대했는데 확인해보니 여전히 3단계로 분류돼 허탈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사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던 1인가구도 누진제 완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강릉에서 홀로 지내는 김도윤(29)씨는 최근 한달간 무더위로 에어컨(소비전력 2300W)을 하루평균 8시간 가동,전력사용량이 650kWh에 달해 누진제 3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김씨는 “정부의 전기료 누진제 완화정책은 서민들의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다”고 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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