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인식하고 비상사태 버금가는 대책 내놔야

폭염과 가뭄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고통으로 다가온다.산간계곡이 마르면서 식수난이 가중되고 호수와 저수지,하천 곳곳에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급격한 수온상승으로 수생식물 생태계에도 비상이 걸렸다.실제로 춘천을 비롯한 영서지역 주요 하천은 물 흐름이 악화되면서 악취를 풍기는 등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공지천은 이미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가 대량 번식하며 녹조조짐을 보인다.물고기 집단폐사도 우려된다.아직 식수원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남조류 증가에 따른 대비책이 필요하다.산간지역에서 발생한 식수난에도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녹조를 의미하는 클로로필-a 농도가 위험 수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폭염과 가뭄이 지속될 경우 안심할 수 없다.클로로필-a 농도가 15㎎/㎥이상이면서 남조류 세포수가 500cells/㎖ 를 넘으면 조류 발생주의보가 발령된다.춘천과 원주 등 영서지역에서는 “육안상으로는 녹조와 부패현상이 심해보이지만 위험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수온이 25도 넘게 지속되면 남조류가 대량 증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시민들이 느끼는 불쾌지수는 이미 크게 높아졌다.하천주변에서의 산책과 운동이 여의치 않을 뿐더러 일상생활에까지 불편이 따른다.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농작물 피해는 갈수록 확산된다.고랭지 채소에 이어 들깨와 콩,고추 등 밭작물 전체로 번지고 있다.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가뭄의 영향으로 들깨 잎이 타들어가고 고추밭에서는 데임 현상이 나타난다.화천군에서만 지금까지 사과 3.7㏊,고추 3.2㏊,들깨 9.6㏊,콩 2.4㏊,인삼 2.3㏊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일선 시군이 영농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프링쿨러와 양수기,흑백필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연령이 고령층인데다 일손이 달려 예방작업이 쉽지 않다.

어제 춘천을 비롯한 영서지역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찜통더위가 광복절 이후까지 계속되고 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오히려 국지성 소나기로 빗물이 고이며 모기 개체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방역작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특히 도와 일선 시군은 타들어가는 농작물로 농심이 멍들지 않도록 지원책을 강구하고,폭염 피해 예방에 나서야 한다.이번에 닥친 폭염과 가뭄은 자연재해에 가깝다.비상사태에 버금가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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