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원 불시 단속
공급업체와 짬짜미 국내산 둔갑

9일 오후 춘천 퇴계동의 한 음식점에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2명이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갔다.이들의 복장은 캐주얼한 의상이었다.음식점 주인이 단속반임을 알아채고 먼저 손을 써 위법사실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음식점 내부를 둘러본 단속반은 바로 신분증을 제시한 뒤 메뉴판을 가리키며 “배추김치가 국내산이 확실하냐”고 물었다.이에 주인은 “고향에서 부모님에게 받아서 쓴다”고 답변했다.하지만 단속반이 재빨리 냉장고에서 중국산 김치 상자를 찾아내자 주인은 “중국산 김치를 사서 쓴 적이 몇 번 있다”고 했다.

주인은 “메뉴판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고 말했지만 단속반 시정명령과 함께 벌금을 고지했다.이번 경우는 단속이 수월하게 이뤄진 편에 속한다.우정혜 단속원은 “공급업체와 말을 맞춰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표기해 납품하는 등 원산지를 속이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고,적발된다해도 손님용이 아닌 자신들이 먹는 반찬이라고 우기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단속반이 앞서 찾은 청평사 계곡 인근의 한 식당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졌다.단속반이 축산물 거래명세서를 요구하자 식당 주인은 “오늘은 받지 않았다”고 버텼고,단속반은 “6개월간 보관은 필수다.절대 버리면 안된다”고 강하게 주의를 줬다.우 단속원은 “가게 주인분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원산지 표시 위반은 엄연한 불법이어서 엄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관원 강원지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건수는 2016년 313건,2017년 315건 등 한해 평균 3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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