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까지 1368만명 방문
전년 동기 대비 201만명 감소
연안 수온 28도까지 치솟아
상인 “하루 파라솔 10개 대여”

▲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9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줄지어 설치된 파라솔이 텅 비어 있다. 구정민
▲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9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줄지어 설치된 파라솔이 텅 비어 있다. 구정민
“작년에는 비 때문에 망하고 올해는 폭염 때문에 망하고,이제는 여름 장사 안합니다.”

9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파라솔·튜브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명순(54·여)씨는 “요즘에는 하루에 파라솔 10개 빌려주기도 바쁘다”며 “올해는 폭염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여름 장사를 완전히 망쳐 앞으로 해변에는 얼씬도 안할 생각”이라고 한숨부터 내쉬었다.동해안 피서객 급감 추세가 심상치 않다.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동해안 93개 해수욕장 누적 피서객(8일 현재)은 모두 1368만6251명으로,지난해 같은 기간(1570만5633명)보다 12.9%(201만9382명)나 줄었다.속초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127만419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전체 개장기간 46일 가운데 33일동안 비가 내리고 너울성 파도로 해변 출입이 열흘이상 통제된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피서객 급감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각 자치단체와 상인들은 피서객 감소의 원인으로 살인적인 폭염을 지목하고 있다.

7월 내내 폭염특보가 이어졌고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하는 초열대야도 기승을 부렸다.폭염의 기세로 동해 연안의 수온도 평년보다 4~5도 높은 27~28도까지 치솟은 적도 있어 물놀이의 시원함마저 사라졌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6일에는 강릉 등 동해안 일원에 태풍 ‘루사’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93㎜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침수피해가 잇따랐고,이후 높은 파도가 이어져 9일까지 바다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다.

상인들은 “매년 날씨 때문에 울고 웃어야 하지만,올해는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요즘에는 여름 피서철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손님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바다와 백사장 등 자연자원에만 의존하는 ‘천수답’ 피서 관광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션돔 등 해변 물놀이 시설과 해양 레저·스포츠 시설,체류형 즐길거리 확충 등 대안이 필요하고,올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실시한 야간 개장 등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정민 koo@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