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할라치면 가이드들은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말한다.한번은 파리 지하철을 탔는데 한 무리의 흑인들이 몰려 들어왔다.우리들 모두 본능적으로 가방을 감싸쥐며 주의력을 발동했다.백인이 도둑이 더 많은지 흑인이 더 많은지 통계로 검증된 바도 없는데 흑인만 보면 편향된 감정을 갖는 것 어느 상황에서도 비슷하다.실로 미안한 일이다.

책 히든브레인에 나오는 심리학자 아보우드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 대부분은 좋은 형용사는 백인과 짝지었고 부정적 형용사는 흑인과 매칭했다.중간에 착한 흑인의 선한 행동을 여러번 보여주어도 그때 뿐,여지없이 흑인을 나쁜 사람으로 골랐다.낙인찍힌 확증편향은 객관적판단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을 결정짓게된다는 것,이 실험의 결론이다.

어떤 칼럼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다.이효리와 김제동이 똑같이 좋은 사회 만들기에 애쓰는데 이효리는 사랑을 많이 받는 반면 김제동은 왜 안티팬이 많을까? 그 이유는 이효리는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묵묵히 실천하는 데 비해 김제동은 늘 말로 가르치려했고 보여주려하는 것이 너무 작위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일부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닐것이다.

사람들이 김제동을 꺼려하는 이유중 하나는 잘하고 못하는 그의 역량때문이라기 보다는 그가 품은 진보의 색깔이 너무 강해서이다.그에 대한 잠재적 선입견이 그를 확고부동하게 낙인찍어 어떤 경우도 확증편향 이상으로 바라보지않게 한다.김제동처럼 한쪽으로 색깔화 된 사람은 이익도 있지만 손해가 더 크다.쏠린 색깔이 진면목을 가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타인의 생각이 바뀔수 있도록 편향 이상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고 노회찬의원이 훌륭했다는 것 생전에는 잘 몰랐다.노동운동가 출신이니 급진적일수 있다는 경계심 즉 확증편향이 그를 제대로 알게하는 마음을 갖지않게 했다.김제동이 공중파 방송에서 토크를 진행한다하자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MC의 편향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부터 편향에서 벗어난 시청자인지 반추해야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해지려면 이성을 근간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한다고 말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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