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명 브랜드 무색,민생과 겉도는 ‘이벤트 도정(道政)’ 우려

강원도를 흔히 ‘건강·생명도(道)’라고 부른다.강원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자랑으로 여기고 대외 브랜드로 내걸고 있다.그저 무턱대고 좋은 이미지를 끌어다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천혜의 환경과 자연자원이 그런 브랜드를 내걸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이런 점에서 이것은 강원도의 자기주장인 동시에 외부에서도 그렇게 생각한다.강원도하면 무엇보다 청정한 바다와 맑은 계곡,아름다운 산을 떠올린다.그래서 도심생활에 지친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가 기댈 곳으로 강원도를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각종 건강지표는 이 의문을 증폭시킨다.강원도가 산 좋고 물 맑은 청정지대라면 이곳에 사는 도민부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그러나 각종 건강지표는 강원도가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 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물론 통계가 지닌 사각지대가 있고 강원 도민의 삶의 건강도를 단정하는 것으로 보는데도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그러나 이런 조사 결과가 여러 기관,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이런 경향성에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강원도가 흡연과 폭음이 많고 도민의 건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최근에 이런 경향성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결과가 나왔다.의료공공분야 전문컨설팅 회사인 ‘엘리오앤컴퍼니’가 지난 2016년 기준 정부통계자료를 토대로 건강성과,질병예방,의료효율,의료공급 등 4개 영역에 걸쳐 건강랭킹을 조사했더니 강원도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였다고 한다.고혈압과 흡연율이 가장 낮은 광주가 1위를 차지했고,대전과 서울이 2,3위에 랭크됐다.2015년에는 암 환자 발병률이 5년여 간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 자료가 공개돼 우려를 갖게 했다.

이런 결과가 강원 도민으로서도 당혹스럽지만 외부에서 더 놀라는 것 같다.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가 왜 이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나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이런 경향이 한 두 해 일이 아니지만 강원도가 과연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을 세우는 지는 더 의문이다.도민 건강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는 도정(道政)이 왜 존재하는가.올림픽을 잘 치르고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서는 것도 필요하지만 집안일도 챙기면서 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겉만 번지르르 하고 속으로 골병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