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600년 추정 사임당·율곡 상징
굵은 가지 3개 중 1개만 잎 틔워
문화재 당국, 영양제·병원 관리

▲ 고사 위기에 처한 강릉 오죽헌 율곡매.3개의 굵은 가지 중 1개 가지에만 잎이 듬성듬성 보인다.
▲ 고사 위기에 처한 강릉 오죽헌 율곡매.3개의 굵은 가지 중 1개 가지에만 잎이 듬성듬성 보인다.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 체취가 배어있는 오죽헌 매화나무를 살릴 수 없나요.”

강릉 오죽헌의 명물인 ‘율곡매(栗谷梅·천연기념물 제484호)’가 시들시들 고사 위기에 처하자 강릉시 등 문화재 당국이 되살리기,생육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죽헌 경내 오죽헌 건물 뒤뜰에 있는 이 매실나무는 15일 현재 밑둥에서 자라난 3개의 굵은 가지 가운데 1개 가지에만 잎이 피어 있고,나머지 2개 가지는 전혀 잎이 없는 상태다.강릉시 관계자는 “지난해 봄 일부 가지에 잎이 나오다가 그대로 시들어버리면서 급격히 수세가 약화됐고,올해는 2개 가지에 매실도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분홍 꽃이 피는 홍매(紅梅)인 율곡매는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오죽헌의 명물이다.오죽헌이 들어설 당시인 1400년경에 심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지난 2007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높이 약 9m에 수관폭이 6m에 달하는 고목으로,어른 허리춤께에서 굵은 가지 3개가 뻗어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의 올곧은 기상과 인품을 대변하는 상징목으로 사랑받아 왔다.일각에서는 이 나무가 오죽헌 건립 당시에 심은 나무에서 자라난 자손나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하고있다.

지난 2014년부터 상시관리를 해온 강릉시 등 문화재당국은 율곡매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다양한 처방으로 되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시 관계자는 “수관 장비로 확인한 결과 2개 가지는 고사 직전으로 확인됐다”며 “전문가 진단을 거쳐 응급조치와 함께 영양제 처방,나무병원 관리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당국은 율곡매 후계목을 기르는 사업도 다양하게 진행중이다. 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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