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일 금강산서 두 차례 만남,동질성 회복 초석 되길

오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남북 이산가족이 만난다.반세기 전 헤어진 뒤 소식조차 모르고 살아온 이산가족들에겐 하루하루가 손꼽아 기다려질 것이다.생사조차 모른 채 살아온 세월이 야속하고 또 야속할 것이다.그동안 여러 차례 상봉행사가 열렸으나 남북관계 변화와 정치상황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이러는 사이 많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한(恨)를 품은 채 세상을 떠났다.이산가족 상봉의 문제는 인륜의 문제이고 시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다.정치적 이해를 초월한 시급한 과제가 돼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상봉의 당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치 환경과 맞물려 무위로 끝나기가 일쑤였다.올 들어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가 급진전돼 왔고 닫혀있던 이산상봉의 문이 다시 열렸다.남북은 지난 7월 적십자회담을 열고 오는 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씩 참가하는 이산가족상봉을 하기로 한 것이다.이렇게나마 다시 재회의 물꼬가 트인 것은 다행이다.그러나 아직 5만여 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이 혈육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점에서 보다 이번 상봉이 더 큰 상봉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최근 한동안 주춤하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또 다른 반전을 모색 중이다.남북이 최근 판문점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9월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도 했고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4,5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소강국면에 있던 한반도 정세가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때다.이 중차대한 시기에 열리는 이산 상봉행사가 어떤 분위기속에서 진행될 것인가는 따라서 매우 중요하다.향후 남북·북미관계를 내다보는 또 하나의 창(窓)이 될 것이다.

이번 상봉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좋을 성과를 거둬야 진행 중인 남북 교류협력사업과 9월 정상회담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정부 당국도 이달 초 금강상 상봉 행사장의 시설 개·보수 상황을 점검한데 이어 15일에도 18명의 선발대를 보내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는 숙소와 연회장을 점검하고 세부 일정을 북측과 논의하고 있다.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 개선의 시작과 끝이다.이산의 한을 달래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인 동시에 통일 대업의 마침표가 되기 때문이다.이번 이산상봉 행사가 또 다른 역사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