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매봉산 역대 최악 폭염피해
고온 썩고 녹는 배추무름병 속출
평균 5t 트럭 1600대 가량 출하
올해 작황부진 300대도 못할판

▲ 폭염에 누렇게 뜬 배추 16일 태백 매봉산 고랭지배추가 폭염으로 누렇게 썩어 가고있다.
폭염에 누렇게 뜬 배추 16일 태백 매봉산 고랭지배추가 폭염으로 누렇게 썩어 가고있다.

평균 해발고도 1000m의 태백 매봉산 고랭지배추밭이 역대 최악의 폭염피해를 입고 있다.16일 영농회 등에 따르면 5t 트럭으로 평균 1600대 가량의 배추를 생산한 매봉산에서 올해는 200대 정도만 출하됐다.농민들은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초까지도 추가로 100대 이상을 못 채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현재 고온에 발생하는 배추 무름병(꿀통배추) 피해로 겉과 속이 누렇게 썩고 녹아내린 배추가 속출하고 있다.고랭지배추의 재배 적정기온은 23~24도다.하지만 올 여름에는 27도 이상의 기온이 2주 이상 지속됐다.

지난달 22일에는 30.4도를 기록,지난 1965년 배추농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폭염에 따른 최악의 작황부진으로 고랭지배추의 상품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이로인해 농민들은 출하 절정기를 맞았지만 수확을 포기하고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다.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추 한통이 아닌 썩지 않은 부위만 골라 출하하는 농민들도 나오고 있다.수년 전 여름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정식작업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가격 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추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정만 매봉산 영농회장은 “현재 80% 이상의 배추가 망가졌고,20% 정도만 수확할 수 있어 농가들의 가계빚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추농사 50여년 역사상 생산량이 줄기는 했어도 출하를 아예 못할 정도로 망가진건 처음”이라고 했다.검룡소 일대에서 40여년째 배추농사를 짓고있는 박상식씨는 “작황이 좋으면 물량이 넘쳐나 배춧값이 폭락하고 작황이 좋지 않으면 배춧값 폭등과 한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배추농가가 줄고있는 상황에서 배추농사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농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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