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한 라건아·북측 로숙영, 대표팀 골밑 책임지며 새 활력

▲ 로숙영(왼쪽)과 라틀리프
▲ 로숙영(왼쪽)과 라틀리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2연패에 도전하는 남녀 농구 대표팀이 든든한 새 기둥을 하나씩 얻었다.

한국 국적의 '라건아'로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남자 대표팀의 리카르도 라틀리프(28·현대모비스)와 북에서 내려와 한국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여자 남북 단일팀의 로숙영(25)이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17일 대회 대만과의 X조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7로 석패했으나 로숙영의 활약은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신장 182㎝의 로숙영은 연장전을 포함해 38분을 뛰면서 32점을 혼자 책임지고 리바운드 8개, 어시스트 5개, 스틸 2개, 블록슛 2개를 기록했다.

1차전 22점에 이어 단일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이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경기당 20.2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로숙영의 활약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일정 탓에 아직 합류하지 않은 박지수(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골 밑 공백을 메우면서도 탁월한 득점 감각으로 막힌 흐름을 뚫어주었다. 수비의 반칙을 유도하는 영리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대회 직전에야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여자농구 단일팀이 짧은 연습기간의 한계를 드러내며 수비 조직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로숙영의 합류는 이러한 한계를 만회할 만한 플러스 요인이었다.

남북한 선수들의 호흡이 남은 기간 좀 더 향상한다면 로숙영 등 북한 선수들이 가져온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단일팀에 로숙영이 있다면 남자팀엔 라틀리프라는 '천군만마'가 있었다.

특별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게 된 라틀리프는 인도네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30득점, 19리바운드, 몽골과의 2차전에서 19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초반 2연승을 주도했다.

행정절차 탓에 이번 대회에선 한국 이름 '라건아'가 아니라 '라틀리프'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지만, 태극마크를 단지 7개월 만에 라틀리프는 허재 호(號)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골밑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건장한 라틀리프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 위협이었다.

라틀리프의 가세로 남자 대표팀의 전력이 한층 향상하면서 2연패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남녀 대표팀은 각각 22일 태국, 20일 인도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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