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북 이산가족상봉
속초에 상봉단 190여명 집결
등록 마친 후 방북교육 가져
어르신 들뜬 마음 감추지 못해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전혜옥(90·춘천) 할머니가 북측 가족들에게 보여줄 가족사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박상동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전혜옥(90·춘천) 할머니가 북측 가족들에게 보여줄 가족사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박상동
“북의 가족을 만날 생각만 하면 눈물이 먼저 납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남측 상봉단들은 19일 속초에 모여 70년 가까이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의 재회의 순간을 설렘과 긴장 속에 준비했다.이번 남측에서 올라가는 상봉단은 이산가족 89명과 동행 가족 190여 명으로 구성됐다.이들은 공식 접수 시간인 오후 2시보다 훨씬 앞선 이른 아침부터 부푼 마음을 갖고 한화리조트에 속속 모여들었다.

일부 고령의 상봉자들은 휠체어에 의지할 만큼 몸이 쇠약해졌지만 환한 미소와 함께 혈육을 꼭 만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상봉단의 손에 가득 들린 가방에는 약속이나 한듯이 생필품과 건강식품 등으로 가득했다.미리 온 이들은 접수에 앞서 의료진 진찰을 받거나 북측 가족에게 전달할 앨범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이산가족 등록을 마친 이들은 이번 상봉 이후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가족들 생각에 먼 산을 바라보거나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으며 이어진 방북교육에서는 혹시나 작은 실수로 감동의 상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지 유의사항을 꼼꼼히 적는 이들도 보였다.양양에서 살다가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부친과 헤어진 김강래(86·양양)씨는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현재 남동생과 여동생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단숨에 달려왔다”며 “그동안 못다한 얘기를 할 생각에 몇날몇일을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전혜옥(90·춘천·평양 출신)씨는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헤어진 4살 아들이 있었는데 이미 죽어 며느리와 조카들을 만나게 됐다”며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이제 70세 밖에 되지않았는데 나보다 더 빨리 죽어 아쉽지만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어 한이 풀린다”고 눈물을 훔쳤다.한편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됐다.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가족들은 이날 속초한화리조트에 집결해 방북과 이산가족 상봉행사 절차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하룻밤을 묵은 후 20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이동,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주석·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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