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실향민촌 속초 아바이마을
거주자 중 상봉행사 초청자 1명 뿐
“생사확인·서신교환 적극 추진을”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속초 청호동 경로회관에 모인 실향민들이 TV 뉴스를 보고 있다.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속초 청호동 경로회관에 모인 실향민들이 TV 뉴스를 보고 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남측 상봉단의 집결지인 한화리조트설악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찬 반면 이를 지켜보는 실향민촌 속초 아바이마을의 이산1세대 미상봉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이번 상봉 행사에 초대받은 남측 이산가족은 89명.수만명으로 집계되는 이산가족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로 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은 텔레비전을 지켜보며 가족을 그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강원도내에서도 이번 상봉행사에 7명만 초청됐다.

문제는 시간이 더이상 이들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우리나라 대표적 실향민 촌인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실향민 1세대는 대략 100여 명이다.이 가운데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니 병석에 있는 어르신을 제외하면 대외활동을 할 수 있는 어르신은 50∼60여 명에 불과하다.이들 마저도 대부분 80세 이상이다.그러나 지난 20회에 걸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아바이마을 거주자는 지난 2010년 단 1명만 됐을 뿐이다.

이에 따라 실향민들은 이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상봉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또한 상봉을 정례화 하고 직접 만나는데 한계가 있다면 생사확인 및 서신 교환 재개만이라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향민 1세대인 김순필(87·속초·북고성 출신)씨는 “한번에 100명씩 만나는 일회성 행사로 이산가족의 한을 모두 풀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고 “살아 있다는 소식만 들어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이라도 잡고 있겠지만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김진국(79·함북 북청 출신) 청호동 노인회장은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춰 경제·문화·예술·체육 교류 활성화 등이 거론되는데 이보다 이산가족 상봉이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며 “곧 남북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는 만큼 이부분에 대한 합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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