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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수신과 공짜점심’

엄주동 2018년 08월 21일 화요일
▲ 엄주동 금융감독원 강릉지원장
▲ 엄주동 금융감독원 강릉지원장
얼마전 신일그룹이라는 회사에서 150조원 상당의 보물이 실린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한다며 세간의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150조면 우리나라 2017년 GDP 1730조의 8.7%에 해당되니 사실이라면 이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최근 검찰에서 인양을 발표한 신일그룹과 대표 등을 사기와 유사수신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이들이 부자가 되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여기서 ‘사기’라는 단어는 익히 들어봤겠지만 ‘유사수신(類似受信)’은 다소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금융회사 업무는 크게 수신(예금 등)과 여신(대출 등)으로 나뉘는데,‘유사수신’은 금융회사가 아닌데도 금융회사처럼 수신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법률에서는 금융회사가 아닌 자가 원금 이상을 보장하는 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사수신 사례가 바로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꾼’이라는 조희팔 사건으로 작년에 이병헌 주연의 ‘마스터’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700만명의 관중을 모으기도 했다.당시 다단계업소에서 일하던 조희팔은 2004년부터 구좌당 440만원을 투자하여 의료기기를 구입하면 찜질방 등에 대여하여 높은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는데,실상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영업이었다.추산된 피해액만 4조여원,피해자는 5만여명에 달하고 피해자 수십명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당국의 계속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수신은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가며 여전히 성업중이다.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관련 신고·상담건수는 2017년 712건으로 전년(514건) 대비 198건,38.5%가 증가하였고,과거 고금리를 준다는 단순한 형태에서,가상통화 채굴,핀테크,인공지능(AI) 로봇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업모델들을 가장하여 투자자를 유인하는 형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문제는 일단 투자후에는 뒤늦게 피해자가 속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해도 크게 실익이 없다는 점이다.일반회사로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 관련법률에 따른 구제를 받을 수 없고,투자받은 재산도 대부분 은닉되거나 타인명의로 돌려놓아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유사수신에 속지 않으려면 주변에서 솔깃한 투자권유를 받을 경우 금융감독원(전화 1332)에 문의하거나 ‘파인(fine.fss.or.kr)’에서 해당 업체가 금융회사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아울러,우리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설사 고수익 투자기회가 존재하더라도 높은 댓가를 요구하며,거기에 투자하는 기회조차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고수익 투자기회를 공짜로 제공하는 일은 있을 수 없으므로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될 것이다.투자를 잘하여 높은 수익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내가 지닌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성공투자의 첫걸음임을 항상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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