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중 축구부, 북 친구 우정쌓아
“넘어지면 손내밀며 친근함 느꼈다”

▲ 북한에서 열린 축구대회에 참가한 강릉 주문진중 축구부 선수들이 20일 학교 운동장에서 북한 경기 중 받은 상대편 패넌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구정민
▲ 북한에서 열린 축구대회에 참가한 강릉 주문진중 축구부 선수들이 20일 학교 운동장에서 북한 경기 중 받은 상대편 패넌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구정민
“북한 친구들과 손바닥에 이름을 새겼습니다.김일성 경기장의 응원 함성은 지금도 귀에 메아리 칩니다.”

북한에서 열린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에 참가하고 지난 19일 강릉으로 돌아온 주문진중 축구부 선수들은 북한 급구들과 우정을 나누고,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주문진중은 국내 단일 중학교 팀으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대회에 참가,이번 평양행의 의미를 더했다.선수들은 13일(러시아전)과 14일(중국전),15일(북한전),17일(〃),18일(우즈베키스탄전) 등 거의 매일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틈틈히 평양시내를 둘러보는 경험까지 더했다.

선수들은 특히 15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4·25 체육팀과의 개막 첫 경기를 인상 깊어했다.4·25 체육단은 미래 국가대표를 양성하는 전문 체육단으로,체격과 체력면에서 대학 선수를 만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나 경기 도중 넘어지면 서로 손을 내밀고 간혹 장난을 치는 모습에서 또래 친구의 친근함을 느꼈다는 것.이후 만찬으로 이어진 짧은 만남에서 일부 선수들은 서로 손바닥에 네임펜으로 이름을 쓰며 “잊지 말고 꼭 다시 만나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안은관(15)군은 “북한 선수 2명과 친구가 되기로 하고 서로 손바닥에 이름을 새겼다”며 “만찬장에서 승패를 떠나 서로 즐겁게 축구를 하는 미래를 함께 상상했다”고 말했다.안 군은 “축구를 열심히 해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어른이 되어 북한 친구들을 또 만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평양 옥류관에서 먹은 냉면 맛도 잊지 못했다.2그릇은 기본이고,일부는 4그릇까지 먹기도 했다.권도훈(3학년)군은 “말로만 듣던 옥류관 냉면을 언제 또 먹겠느냐는 생각에 정신없이 먹었다”며 “강릉도 막국수와 냉면으로 유명하지만 북한 냉면은 또다른 맛을 갖고 있어 더 먹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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