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은 중국 괴이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포송령의‘요재지이(聊齋志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 데 자신은 늙도록 합격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졌다.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의 주장이 옳고,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다 그러한 것이니 선비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결과는 공교롭게도 정의의 신은 세 잔을,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셨다.옥황상제는 세상사가 정의에 따라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고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기도 하되,3할은 실력과 이치로 행해지니 만큼 운명만을 믿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라며 선비를 꾸짖어 돌려보냈다.인생사에서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운과 실력의 역할이 7대3 정도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유래했다고 한다.
이 말을 많이 믿어서인지 성공한 사람을 보고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그러나 이는 자신의 실패에 대한 핑계이거나 남의 성공을 평가절하 하는 구실을 찾고 싶은 심리일 수 있다.냉정하게 자신을 들여다보자.나의 삶을 순전히 운이라고 할 수 있을까.나의 삶에 운보다는 나의 의지와 노력이 더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운에 의한 성공은 한두 번으로 그치지 오래갈 수는 없다.아무리 운이 좋은 사람도 복권을 사지 않으면 당첨될 수 없다.성공하려면 안목이 있어야 하고,철저히 준비하고,노력해야 한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월도에머슨의 ‘얄팍한 사람은 운을 믿고,환경을 믿는다.그러나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용춘·원주우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