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강한 비바람 예보
지지대 정비·배수로 확인 등
피해대비 하루종일 작물 관리
“봄 냉해부터 올해 날씨 야속”

“폭염과 가뭄을 이겨냈는데 태풍이 몰려오네요.추석을 코 앞에 두고 농사 망칠 까 걱정이 큽니다.”

폭염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도내 농가가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태풍은 오는 23일 오전 9시쯤 전남 목포 남서쪽에 도달해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2m 이상의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이에 따라 폭염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벼나 밭작물,과수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고성에서 고추와 참깨를 재배하는 김영철(70)씨는 태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꼬박 밭에서 보내고 있다.농사일을 도울 사람이 마땅치 않아 혼자서 참깨에 지지대를 세우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점심과 저녁 먹을 때 말고는 허리를 펼 새도 없다.김씨는 “올해 냉해,폭염,가뭄이 잇따라 왔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넨 자식같은 작물인데 태풍이 걱정이다”며 “이번 태풍만 넘겨서 수확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춘천 동내면 사암리에서 9669㎡(1만 2000평)의 벼농사를 짓는 지찬주(55)씨는 폭염과 가뭄에도 끄떡없던 벼가 태풍에 휩쓸려갈까 배수로를 만드는 등 침수피해 예방에 하루종일 논에 있다.9월 중순쯤 수확을 앞둔 지 씨의 올해 벼는 다행히 이번 폭염과 가뭄에는 영향을 받지 않아 한시름 놓았지만 갑작스러운 태풍에 한해농사를 망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지씨는 “올해 날씨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벼가 개화가 돼서 수정을 맺기 직전인데 혹시 태풍으로 다 날아가 버릴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 농업기술원은 21일 농작물과 농업시설 피해를 줄이기 위한 관리 요령을 지역 농가에 전파했다.도농기원 관계자는 “수확을 앞둔 벼와 과수 농가는 사전관리를 철저히 해 농작물 및 농업시설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최대한 농민들의 피해를 막겠다”고 밝혔다. 한귀섭·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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