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김달인씨 등 단체상봉 불참

북측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은 남측 이산가족 일부가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21일 단체상봉 행사를 포기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북측의 여동생과 조카를 만나러 온 김달인(92·횡성)씨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단체상봉에 참석하지 못했다.상봉장에는 김씨의 여동생 김유덕(85)씨가 아들과 함께 먼저 도착했다.남측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북측 보장성원(진행 지원요원)이 다가와 “제일 나이 많은 분(김달인씨)는 건강 때문에 못 오고 동반자분만 오세요”라고 전했다.김씨와 함께 방북한 부인 황정희(82)씨와 이들의 딸 김순옥(58)씨는 상봉장에 도착해 유덕씨에게 “오빠가 어지러우시대서 못 오셨어”라고 설명했다.

남측의 조카가 북쪽 고모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써 밝게 웃으며 과자와 음료수를 건넸지만 유덕씨는 다과를 받기만 했을 뿐 먹지않고 상봉장 입구쪽만 무표정하게 쳐다봤다.

또 꿈에 보고싶던 두딸을 만나러 온 한신자(99)씨도 오후 단체상봉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예정된 단체상봉 시간보다 10분이 넘도록 남측 가족들이 등장하지 않자 북측 가족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뒤늦게 상봉장에 온 한씨가 남쪽에서 낳은 딸 김경복씨가 북측 언니들에게 귓속말로 ‘어머니가 쉬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얘기하자 그제야 두 자매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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