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춘천 토박이 정해연 소설가
신작 ‘지금 죽으러 갑니다’ 펴내
“춘천교육문화관 주 작업공간
주인공 심리변화 추리로 담아
무관심한 사회 위험성 전달”

추리소설 ‘더블’ ‘악의-죽은자의 일기’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등으로 독자들을 추리세계에 완전히 밀어넣은 춘천출신 소설가 정해연.그녀가 기존작에 이어 또 하나의 섬뜩한 스릴러를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놀라운 페이지터너(page turner)로 불리며 한국 추리스릴러의 유망주로 떠오른 그녀를 22일 춘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작 ‘지금 죽으러 갑니다’는 한 때 유행과도 같던 집단자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데.

“한 때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같이 죽을사람을 찾고,자살방법을 모색하는 열풍아닌 열풍이 분 적 있다.어느날 뉴스에서 집단자살하러 팬션에 간 사람들이 죽기 전날까지 고기도 먹고 술도 먹고 그런다는 소식을 듣고 무슨 심리일까 궁금했다.거기에서부터 소설이 출발하게 됐다.소설 속 주인공 태성 역시 가족으로부터 상처받고 자살을 택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죽으러 간 그가 다시 살고싶어 발버둥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그 사이 주인공의 심리변화들을 추리로 담아본 작품이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한 사람을 살게 할 수도,죽게 할 수도 있는 ‘가족의 힘’이 배경전반에 깔렸다.소외되고 상처받는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도 이야기하고 싶었다.‘나 우울해’ ‘죽고싶어’라는 얘기를 대충듣거나 외면하지말라는 경각심도 주고 싶었다.하지만 책 어디에서도 이런 얘기를 단도직입적으로 하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그저 독자들이 페이지를 한장 한장 숨죽이며 재미있게 넘기면 그걸로 된 거다.추리의 끝이야말로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소설에 나오는 인물과 배경이 상당히 현실적이다.어떻게 소설의 영감을 얻는지.

“뒤에 시퍼런 포장천막을 덮고 지나가는 용달차만 봐도 ‘저 속에 과연?’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닫혀져있는 화장실문이나 건물만 봐도 혼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스릴있는 상상을 하게된다.이번 작품에서 그린 펜션도 실제 어디에 있는 펜션이냐고 질문을 많이 들었다.하지만 모두 상상이다.한가로운 시골마을 후미진 마을 뒷편같은 곳을 장소로 정하고 펜션 역시 집단자살이라는 주제와 어울리게 설정할 뿐이다.매일 무서운 상상만 하니 악몽도 많이 꾸게 된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춘천에서 태어나 38년째 춘천에만 살고 있는 춘천토박이다.집도 약사동이다.신간 ‘지금 죽으러 갑니다’를 비롯해 ‘더블’ ‘악의’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등 모든 집필을 춘천에서 했다.주 작업공간은 춘천교육문화관 4층 도서관이다.(웃음) 도서관 구석에서 온갖 스릴러를 상상하고 글로 옮긴다.그 동안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며 틈틈히 글을 써왔는데 지난해부터 전업작가로 전향해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다.이 참에 더 신나게 추리하고 더 신나게 글을 써 볼 참이다.독자들이 끊임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도록 말이다.” 남미영



≫정해연 소설가

1981년 춘천에서 출생,남춘천초-봉의여중-춘천한샘고를 졸업했다.2012년 ‘백일청춘’으로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작가로 등단했다.2016년 예스24의 e-연재공모전 대상,2018년 추리미스테리스릴러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더블’ ‘악의’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등의 추리소설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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