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폭우 피해 현장
철원 주택가 침수 피해 속출
토사·낙석으로 도로 아수라장
산사태 우려 주민 10명 대피

▲ 망연자실 하룻밤새 400㎜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철원읍 화지리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학윤(60)씨 농가 비닐하우스 7200㎡(2200평)이 물에 잠기면서 지난 봄부터 키운 고추가 큰 피해를 입었다. 박상동
▲ 망연자실 하룻밤새 400㎜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철원읍 화지리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학윤(60)씨 농가 비닐하우스 7200㎡(2200평)이 물에 잠기면서 지난 봄부터 키운 고추가 큰 피해를 입었다. 박상동
“퍼내도,퍼내도 쏟아져 들어오는 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119구조대를 불렀어요.그동안 수십년간 여름장마에도 견딘 집인데… “

29일 오후 5시 현재 철원에 이틀간 430㎜의 물폭탄이 쏟아지자 주택가 침수피해가 잇따르고,도로 곳곳에 토사와 낙석 피해가 발생하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특히 이날 오전 5시 10분부터 6시 10분까지 1시간 동안 철원 동송에는 106.5㎜에 달하는 ‘물벼락’이 쏟아지면서 침수 신고가 빗발쳤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철원 갈말읍 내대리 태양광 발전소 공사현장 주변에 둘러싸인 축대벽은 10m 정도가 붕괴됐고 주변으로 흙탕물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쏟아지는 빗줄기에 도로에는 태양광 발전소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 인부와 차들뿐이었다.태양광발전소 공사현장 인근 주민 10명은 전날 산사태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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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고중만(60)씨는 지난 28일부터 물 폭탄이 쏟아지자 철원군의 대피 방송을 듣고 부랴부랴 옷가지만 챙겨 인근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고씨는 “태풍을 피해 이제 장사좀 해보나 싶었는데 갑자기 물난리를 겪게 됐다”며 “이번 휴가철 장사는 폭염과 폭우 등 날씨로 다 망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철원 동송읍 오덕리 학저수지 인근 산책코스부터 화지리 마을까지 이어진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는 등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철원 인근 마을 주변 도로가 잠기자 경찰이 통제에 나서는 등 등 곳곳에 119구조대와 경찰이 출동해 있었고 흙 등을 퍼 올리기 위해 굴착기가 부지런히 돌아다녔다.특히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철원읍 화지리의 한 주택에서 사는 채종진(75)씨는 이날 오전 7시쯤 20㎝ 높이의 물이 집 신발장 앞까지 차올라 가족들이 모여 물을 퍼내느라 하루 반나절을 꼬박 보냈다.채씨는 “1999년 이후로 이런 난리는 처음 본다”며 “잘못하면 집까지 물이 차올라 큰 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고 밝혔다.

갈말읍 문혜리에 사는 이용재 (70)씨는 폭우로 문 앞까지 물이 들어오자 대문 앞에 20㎝의 구멍이 생기는 피해가 발생했다.이씨는 “아침부터 배수로를 만드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며 “119구조대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종일 물을 퍼냈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29일 오후 5시 현재 철원지역 구조출동건수는 24건으로 주택침수가 20건에 이른다. 한귀섭·심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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