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불변적이지 않다.시대에 따라 새로운 신생어가 탄생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는 단어는 소멸되기도 한다.그런 의미에서 언어야 말로 시대성을 반영하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싶다.최근 우리 사회의 표준어는 디지털 언어라고 인식될 만큼 디지털 언어가 만연하고 있다.더불어 표준어의 파괴와 디지털 언어의 폭력성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그리고 여기에는 스마트 폰의 역할을 간과 할 수 없다.

현재 아이들과의 스마트폰 전쟁을 하소연하는 학부모와 교사가 늘고 있다.학습은 물론 수면 시간까지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빼앗기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교사들도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세계 최고다.그리고 20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중독을 앓고 있다.잠시라도 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울리지도 않는 카톡 알림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고 한다.이뿐만 아니라 스마트 폰으로 디지털 언어를 즐기는 아이들은 독서를 점점 멀리하기 때문에 읽기 능력과 사고력 발달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읽기를 멀리하면 독해하는 능력까지 떨어져 문장이 주는 의미를 순간적으로 해석하는 힘이 떨어지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더욱 심각한 것은 아이들이 디지털 언어로 사용하는 ‘지린다’ ‘ㄹㅇ(레알)’ 등의 단어를 글쓰기에 사용한다는 것이다.한마디로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 세계의 언어를 표준어로 착각하는 현상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최근 OECD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읽기 능력이 10년 사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더 이상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심각하다는어인식으로만 내버려 둘 일이 아니다.

현재 스마트 폰 사용 허락 여부는 각 학교 제량으로 정하고 있다.하지만 벌써부터 심각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 혹은 각 학교의 제량으로 두어선 곤란하다.지금 전세계가 스마트폰 교육규제를 강화시키고 있다.우리 역시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곤란하다.한 세대를 문제를 다음 세대로 떠넘기면 그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 또 다시 한 세대의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교육을 위해서,중장기적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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