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바람도 화났는지 뜨겁게 분다.

찌르르르르르 맴 맴 맴

작은 산이 무너질 듯한 매미들의

합창소리에

심통난 바람은 여름 끝자락에 매달려

매미 울음소리에 잠시 쉬었다

날아간다

숲은 맛좋은 만찬을 차려놓고

모든 새들을 초청하면

떼 지어 날아온 철새들의 낙원되고

더위에 지친 새와 매미를

여름은

뜨거운 바람으로 아부하고

새까만 고목은

산고의 여름을 통과한 채

알몸으로 서있고

새 둥지 속 어린 새 한 마리가

어미 새를 애절하게 부르고 있다

조종권 시인·평창군 봉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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