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냉해 여름 폭염·집중호우
복숭아·사과 낙과·품질 하락
추석 대목 앞 과수농가 막막
떨어진 과일 골라 내며 울상

▲ 낙과 줍는 과수농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과수농가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6일 춘천시 신북읍의 한 사과농가에서 농민이 떨어진 사과를 주워 담고 있다. 박상동
낙과 줍는 과수농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과수농가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6일 춘천시 신북읍의 한 사과농가에서 농민이 떨어진 사과를 주워 담고 있다. 박상동
“추석 대목은 기대도 못합니다.자식처럼 키운 과일인데,요즘은 희망이 없네요.”

4월 냉해에 이어 폭염,집중호우가 겹치면서 추석을 3주가량 앞둔 강원도내 과수농가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6일 오전 11시쯤 춘천 사북면에서 1만6528㎡(5000평대)의 복숭아 농사를 16년째 짓는 장광재(56)씨는 빈 상자에 상태 좋은 복숭아들을 골라내며 한숨 쉬었다.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할 복숭아는 온데간데없고 복숭아를 감싸고 있던 노란 봉지만 쓸쓸히 날리고 있었다.땅에는 떨어진 복숭아가 나뒹굴고 있었다.

추석을 3주 앞두고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과수원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올해 냉해와 폭염,최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복숭아나무의 70% 이상이 말라죽었다.장씨는 “16년 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다”며 “복숭아 수확량이 작년의 3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영월 영월읍 삼옥리에서 6611㎡(2000평대)의 사과 농사를 짓는 정규현(65)씨는 잇따른 이상기온으로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절반가까이 줄었다.

특히 폭염이 길어지면서 냉해를 견딘 사과도 제대로 익지 않아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생육 부진에 제품 가치가 떨어졌다.정씨는 “생산량이 적은 데다 사과가 떨어지기 전 미리수확해 상품성마저 떨어졌다”며 “올해 같이 피해를 보기는 정말 처음이다”고 말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141.1㏊로 나타났다.도 관계자는 “오는 8일까지 폭우로 인한 피해를 받고 최종 집계는 다음 주 초쯤 나올 예정이다”며 “최대한 손해 입은 농가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귀섭·심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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