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냉해 여름 폭염·집중호우
복숭아·사과 낙과·품질 하락
추석 대목 앞 과수농가 막막
떨어진 과일 골라 내며 울상
4월 냉해에 이어 폭염,집중호우가 겹치면서 추석을 3주가량 앞둔 강원도내 과수농가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6일 오전 11시쯤 춘천 사북면에서 1만6528㎡(5000평대)의 복숭아 농사를 16년째 짓는 장광재(56)씨는 빈 상자에 상태 좋은 복숭아들을 골라내며 한숨 쉬었다.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할 복숭아는 온데간데없고 복숭아를 감싸고 있던 노란 봉지만 쓸쓸히 날리고 있었다.땅에는 떨어진 복숭아가 나뒹굴고 있었다.
추석을 3주 앞두고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과수원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올해 냉해와 폭염,최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복숭아나무의 70% 이상이 말라죽었다.장씨는 “16년 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다”며 “복숭아 수확량이 작년의 3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영월 영월읍 삼옥리에서 6611㎡(2000평대)의 사과 농사를 짓는 정규현(65)씨는 잇따른 이상기온으로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절반가까이 줄었다.
특히 폭염이 길어지면서 냉해를 견딘 사과도 제대로 익지 않아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생육 부진에 제품 가치가 떨어졌다.정씨는 “생산량이 적은 데다 사과가 떨어지기 전 미리수확해 상품성마저 떨어졌다”며 “올해 같이 피해를 보기는 정말 처음이다”고 말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141.1㏊로 나타났다.도 관계자는 “오는 8일까지 폭우로 인한 피해를 받고 최종 집계는 다음 주 초쯤 나올 예정이다”며 “최대한 손해 입은 농가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귀섭·심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