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강릉아트센터 개최
400주기 재조명 사업 활발
초당동 허균공원 조성 검토
내달 6∼7일 허균 문화제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을 쓴 강릉 출신 교산 허균(許筠·1569∼1618년) 선생 400주기를 맞아 삶과 사상을 재조명·선양하는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된다.

‘교산 허균 400주기 추모 전국대회추진위원회(상임공동위원장 정인수·이하 전국대회 추진위)’는 오는 10월 4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전국대회 행사를 개최한다.전국대회는 허균의 개혁사상이 오늘 우리시대에 던지는 현대적 가치를 공유하는 담론의 장 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전국대회에 이어 10월 6∼7일에는 교산·난설헌선양회가 주관하는 ‘교산 허균 문화제’가 강릉 초당동 일원에서 펼쳐진다.

400주기 재조명 사업과 관련,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신원(伸寃) 운동이다.허균은 400년 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 조선왕조가 막을 내릴 때 까지 사면복권되지 못한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전국대회 추진위는 신원을 위해 최근 국민 1만1247명의 서명부와 함깨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허균의 복권을 요청했다.

추진위는 청원에서 “허균은 왕조시대에 적서차별 등의 평등사상을 설파했고,호민론을 통해 이민위천(以民爲天) 사상을 일깨운 선각자 였으나 형신(刑訊) 등의 절차를 무시당한 채 역모의 누명을 쓰고 49세를 일기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뒤 400주기를 맞았다”며 “허균 선생의 복권을 통해 민본과 민주 정신을 재조명해 달라”고 요청했다.추진위는 10월 전국대회에서 정부 주요인사의 추모사나 국민 홍보책자 소개 등을 통해 허균 선생이 재조명되고,공원조성사업이 활기를 띤다면 신원 회복의 실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허균이 남긴 저술 내용을 토대로 한 캘리그라피 공모전,뮤지컬 제작·공연,공원 조성,사형장인 서울 서소문 거리에 표지석 건립 등의 다양한 기념활동도 잇따라 결실을 얻고있다.기념공원의 경우 강릉시가 최근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면서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

시는 현재의 초당동 허균·난설헌 기념공원 인근 1만5000㎡ 부지에 야외 공연장과 산책로,동상 등을 갖춘 ‘허균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공원조성사업은 용역과 재정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 오는 2020년 착공이 목표다.

허균의 한글사랑도 400주기를 맞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장정룡 교산·난설헌 선양회 이사장(강릉원주대 교수)는 “교산은 임진왜란 때 원군으로 온 명나라 장수 오명제(吳明濟)를 통해 조선시선을 중국에 소개하면서 시(詩)에 훈민정음으로 토를 달아 한글의 존재를 외국문헌에 처음 알렸다”며 “조선 당대의 지식인들이 한글을 천시했을 때도 허균 만은 한글을 썼다는 점에서 그의 한글인식과 애민정신이 더욱 돋보인다”고 말했다.그런 그의 업적을 기려 허균 출생일은 현재 우리나라 ‘소설의 날(11월 3일)’이기도 하다.

정인수 위원장은 “허균을 평등사회를 꿈꾸는 시대정신의 아이콘,문향 강릉의 상징으로 재조명하는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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