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수진 내멋여 강원협회장
장애인 일자리 창출·인식 개선
4년전 폐업 딛고 27일 카페 오픈
유기농 커피·수제 공예품 판매

춘천 요선동의 한 카페.개업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그런데 카페 내부가 독특하다.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향초,비누꽃,압화거울,비즈공예 등 각종 공예품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특별한 카페를 세운 주인공은 바로 김수진(46·사진) 내일을여는멋진여성 강원협회장.여성 장애인 단체를 이끄는 김 회장이 카페를 개업하게 된 사연을 본지 기자가 만나 들어봤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매듭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그녀는 수년 동안 여성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공예품을 제작,판매할 판로 창출과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카페를 열기로 했다.김 회장은 카페를 개업하기까지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4년 전 자립하기 위해 여성장애인 셋이 모여 춘천 후평동에 작은 카페를 오픈했지만 결국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이듬해 내일을여는멋진여성 강원협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그때의 실패 경험을 발판삼아 여성 장애인 자립을 위한 방안을 연구했다.그동안 시설에서 진행됐던 1일 체험형 공예품 만들기를 최대 2년의 전문가과정으로 확대해 현재 10명의 전문가를 배출했다.매듭 사회적협동조합은 내일을여는멋진여성 강원협회 프로그램과 연계운영돼 협회가 교육과 기술 훈련을 담당하고 완제품은 조합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전시,판매된다.

▲ 김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 ‘커피앤톡’은 18일 시범운영에 들어가 오는 27일에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 김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 ‘커피앤톡’은 18일 시범운영에 들어가 오는 27일에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김 회장은 커피의 품질을 최상으로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장애인이 판매해 품질이 낮을 것이란 편견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춘천 동면에서 공정무역으로 수입되는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해 신선함을 더하고 캔을 전용 용기로 사용해 커피향이 오래 머물도록 했다.

또 지난 6일 평창효석문화제 행사장과 춘천 사회적경제한마당에서 1000여잔 이상 판매되며 상품성도 인정받았다.행사장을 찾은 고객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커피 시음 후기를 올리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매듭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커피앤톡은 18일부터 시험운영에 들어가 오는 27일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김 대표의 꿈을 향한 장거리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된다.김 회장은 이번 카페를 시작으로 도내 18개 시군에 지점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것이 꿈이다.

김수진 회장은 “장애인도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여성장애인이 보호의 대상이 아닌 자립하고 자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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