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13일 오전10시30분 김대중 대통령이 탄 대한민국 공군1호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영접을 했다.두 정상은 활짝 웃는 얼굴로 뜨겁게 포옹하고 “반갑습니다,만나고 싶었습니다”며 첫인사를 건넸다.6·25전쟁이후 50년 만에 남북정상이 처음 만난 역사적 순간이다.평양주민들의 열렬한 환영모습이 TV를 통해 방송됐다.이를 지켜보던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눈에는 눈물이 흘렸다.실향민들은 두 정상의 만남을 보면서 50년 꽁꽁 얼었던 한스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들은 남북정상회담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도 있다는 희망에 흥분했다.하지만 실향민들이 꿈꾸던 희망은 현실이 되지못했다.그리고 7년이 흘렀다.

2007년10월2일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했다.이날 낮12시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났다.국민들은 또 다시 가슴 벅찬 흥분을 자아냈다.하지만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는 달리 흥분했지만 감동은 덜 했다.국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곧바로 통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그리고 11년이 흘렀다.

2018년 4월27일 오전9시3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났다.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북한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인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문 대통령도 군사분계선을 넘고,도보다리를 함께 걷는 깜짝이벤트를 연출했다.국민들은 또 흥분했지만 핵 폐기 등 현실 문제에 눈을 돌렸다.지난 5월26일 번개 회동 형식으로 또 만났다.그리고 4개월이 흘렸다.

이번에는 문대통령이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을 방문하는 제5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6개월 만에 세 번째다.그만큼 남북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는 반증이다.이번 정상회담 의제가 북한의 핵시설 폐기와 남북경제협력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있다.또 어떤 합의를 해도 실현되기까지는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그러나 이번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산가족 상봉만은 반드시 정례화가 실현되기를 바란다.이번방문단에 북한의 큰할아버지에게 손 편지를 썼던 양양여중 김규연(16)양이 포함된 것도 이산가족의 간절함이 들어있다.18년 전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희망도 고향에 가는 것이었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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