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나눔입니다] 2. 고향 그리운 북한 이탈주민
도내 747명 대부분 단순노무
탈북자라 서툴다 일당 삭감
“잘 살아보려 왔는데 힘들어
3차 남북정상회담 관심 집중
고향 산천 자유롭게 오갔으면”

▲ 지난 16일 춘천 성원초 체육관에서 열린 추석맞이 북한이탈주민과 지역주민의 어울림마당 행사에서 지역 북한이탈주민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 지난 16일 춘천 성원초 체육관에서 열린 추석맞이 북한이탈주민과 지역주민의 어울림마당 행사에서 지역 북한이탈주민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이번추석에는 걸어서라도 고향땅을 다시 밟고 싶어요.”

그들은 민족명절이 다가올 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북녘땅에서 내려온 북한이탈주민.올해 이들의 추석나기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느 해 보다 특별할 수 밖에 없다.지난 16일 강원지역 북한이탈주민 어울림 행사에서 만난 김모(52)씨는 18일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온 관심이 쏠려 있었다.김씨는 “불안한 정치 상황과 배고픔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어 떠나왔지만 어떻게 고향 산천을 잊을 수 있겠냐”며 “최근 남북정상이 서로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 고향에 가게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무산이 고향인 김씨는 올해로 벌써 남한생활 11년차가 됐다.김씨는 직장에서 북한이탈주민이라며 임금과 처우에서 차별을 받았지만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김씨의 마음 한켠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그는 “남쪽으로 와서 결혼도 하고 정든 직장동료도 생겼지만 어찌 형제자매나 고향친구들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부디 이번 정상회담이 잘돼서 그리운 고향 산천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북한이탈주민 염모(45·여)씨는 고향 양강도의 추석 분위기를 그림 그리듯 펼쳐냈다.염씨는 “강원도처럼 양강도도 감자로 유명해 추석에 감자떡이나 농마국수를 해먹는다”며 “해가 질 때까지 떡방아 찧는 소리를 들으며 뛰어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다”며 훌쩍였다.염씨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편견에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그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탈북자라 서툴다’며 원래 주기로 한 일당에서 1만~2만원을 덜 주었다”며 “잘 살아보려고 왔는데 단순히 북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 받으니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은 이달현재 모두 747명에 이른다.연도별로는 지난 2016년 698명,2017년 731명으로 매년 북한이탈주민수가 늘고 있다.이들 대부분 건설 일용직이나 식당일 등 단순 노무를 하며 살아가고 있어 추석연휴 기간 주변 이웃들의 따스한 위로와 온정이 절실하다. 윤왕근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