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평양서 '한반도 평화' 역사적 여정 돌입…3대 의제 협의
사상 첫 노동당 본부청사 회담…서훈·정의용 배석에 '비핵화 집중' 분석도
北 극진환대 속 양 정상 포옹으로 신뢰 과시…국회·기업 방북단 일정도 '빼곡'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공식환영식을 하고 있다. 2018.9.18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공식환영식을 하고 있다. 2018.9.18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역사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 2박3일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북이자 김 위원장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며, 지난 5월 26일 판문점회담 이후로는 115일 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 변곡점으로 꼽히는 만큼 두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남북정상은 평양 순안공항 첫 만남부터 포옹을 하며 신뢰 관계를 과시하고, 서로를 향해 "잘 될 것"(문 대통령), "큰 성과를 내야겠다"(김 위원장) 등의 발언을 하면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첫 회담을 연 데 이어 다음날 오전에도 2일차 회담을 할 예정으로, 그 이후 합의사항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관저를 나서 성남 서울공항에서 서해직항로를 통해 순안공항으로 출발, 9시49분 평양에 도착했다.

순안공항에선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으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반갑게 포옹하며 크게 환대했고 두 정상은 손을 굳게 맞잡았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서로 먼저 계단을 내려가라고 권유하고 있다. 2018.9.18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서로 먼저 계단을 내려가라고 권유하고 있다. 2018.9.18
북측의 극진한 환대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무개차에 동승해 평양 시내에서 퍼레이드를 하며 시민의 연도 환영을 받았다.

백화원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 부부가 문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숙소인 백화원 내부를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평양시민이 열렬히 환영해 주셔서 가슴이 벅찼다"며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을 때다. 우리 사이에 신뢰와 우정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최고의 영접"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 역시 "우리가 앞으로 북과 남의 인민들의 기대를 잊지 말고, 온겨레의 기대를 잊지 말고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화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3시45분부터 1일차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회담 장소는 노동당 본부청사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곳에서 남북정상이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배석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다음날까지 회담을 이어가며 남북관계 개선·비핵화 대화 증진·군사긴장 및 전쟁위험 종식 등 3대 의제를 두고 논의하게 된다.

특히 서 원장과 정 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미뤄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이슈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 원장과 정 실장 모두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비핵화 방법론 이견 조율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출발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가진 환담에서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북미 간 중재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사긴장 종식이나 남북관계 발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논의가 진행될지 관심을 끈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19일 오전 회담 후에는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며 "또 이때 남북 간 논의해 온 긴장해소와 무력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부문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 가운데 경제협력 분야에 대해, 이날 윤 수석은 "저희는 국제적 대북제재 질서 속에 공조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조건이 만들어지면 변화들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뒤에는 평양 대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다.

이후 북한 고위간부와 외국 주요인사 전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환영만찬이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김 여사는 이날 리설주 여사와 옥류 아동병원에 동행하는 등 친교 시간을 가졌다.

정상 움직임과는 별도로 정치·경제계 인사들로 구성된 수행단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특별수행단 일부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경제인들과 공기업 대표들은 리룡남 내각 부총리를 만났다.

또 정당 대표들은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시민사회 대표들은 김영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각각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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