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공무원들에게 추석 선물은 단순히 고마움을 전하는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추석 선물은 인간관계를 연결해 준다.일부는 추석 선물을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채우려고 고가의 선물과 현금을 주다가 뒤탈이 나곤 한다.공무원들의 추석 선물은 사람보고 주는 것이 아니라 자리 보고 주는 거라 조심해야 한다. 2016년 9월부터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공직자 등에게는 5만 원 이하의 선물로 한정했다.그러자 농수산업 관계자들이 “농축수산업 기반이 무너진다”며 거세게 항의해 올해 초 김영란법이 개정돼 올 추석 때부터 농수산물과 농수산 가공품 선물이 10만 원으로 상향됐다.다만 농수산 가공품 원재료 비율이 5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과일음료와 인삼 등 가공제품을 선물할 때 원재료 비율을 꼭 확인해야 한다. 추석 선물 고르기 참 어렵다.
올해 추석 최고의 선물은 지난 19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평양 공동선언인 것 같다.이번 평양 공동선언은 한반도가 전쟁과 핵 없는 땅으로 약속해 사실상 종전선언으로 평가받고 있다.금강산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가 개소되고,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는 합의들이 실현된다면,국민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추석 선물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너무 좋은 선물을 받으면 혹시 잘못 온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듯이,이번 합의가 정말로 실현될까 하는 의심이 드는 건 지나친 고민일까.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