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을 가다

너무나 무더웠던 여름.가을이 걱정됐다.이러다 저 더위에 뭐가 남아 날까.사람도 타고 과일도 타고,곡식도 탔다.그러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은 더위를 딛고 오아시스를 만나듯 선선한 바람을 맞았다.하지만 또다시 폭우.폭우는 모든 걸 떨궜다.과일은 땅에서 뒹굴었고 사람들은 고개를 떨궜다.무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오기까지 목도 탔고 비바람도 맞았다.이렇게 팍팍한 삶을 견디며 살아온 까닭은 무엇일까? 볼을 스치고 지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파란 하늘을 본다.그사이 밤송이가 희망의 달빛처럼 입을 벌리고 섰다.추석이다.



▲ 동해시 북평민속시장이 제수용품을 사고 팔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동해시 북평민속시장이 제수용품을 사고 팔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동해북평민속시장

200년 역사 전국 5대 전통시장
올 여름 폭염 견딘 햇과일 풍성


지난 18일 오전 11시.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동해시 북평민속시장.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대목장이 펼쳐졌다.

검게 그을은 얼굴들이 분주한 손놀림으로 장을 펼쳤다.쭉 뻗은 장터 양쪽에 늘어선 포도와 사과 등 햇과일은 무더위와 폭우를 견뎌서인지 늠름해보였다.차례상에 올려질 채소와 생선들은 물건을 사러 나오는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얌전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라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겠지만 예전같지 않는 경기 탓에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하는 상인의 입장에서는 물건 진열이 우선이다.노점상 400여 개를 비롯해 점포 170여 개가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북평장은 2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장터답게 없는 물건이 없는 그야말로 민속장이다.과일을 사러나온 한 아주머니는 “올해는 과일이며 채소며 싼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여름에 날이 너무 무더워 작황이 안좋다는 것을 장터에서 실감한다”고 말했다.

북한산 송이 버섯을 판매하던 박 모(42)씨는 “양양 송이만큼이나 북한산 송이의 향과 맛이 뛰어나 상품가치가 좋다”며 “국내산에 비해 절반 가격의 북한산 송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터에는 모처럼 맞은 대목장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동해시와 기관 단체에서 ‘전통시장 가는 날’행사를 실시했다.공무원들은 온누리 상품권과 강원 상품권을 구입해 차례 상차림에 필요한 제수용품을 구입했다.또 전통시장 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등 전통시장 매출 증대와 서민경제 안정화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는 오는 21일 묵호지역의 동쪽바다 중앙시장에서도 실시돼 지역 균형개발에도 한몫할 예정이다.

상인들도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심 표시판’을 사용하는 등 건전한 유통 문화 정착에 안간힘을 쏟았다.

북평민속시장의 한 상인은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시장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물건도 저렴하게 팔고 있다”며 “시민들이 추석 명절 차례상 준비를 위해 전통시장을 많이 애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배


▲ 지난 17일 정선아리랑시장이 추석 전 장날을 맞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지난 17일 정선아리랑시장이 추석 전 장날을 맞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정선아리랑시장

매년 70만명 찾는 대표 시장
아리랑 공연·청년상인 먹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대한민국 명품 5일장 ‘정선아리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추석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22일 대목 장날이 서기 때문이다.정선아리랑시장은 매년 7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비수기가 없는 대표 전통시장이다.명절을 앞둔 대목 장날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향으로 회귀하는 귀성객과 주민은 물론 연휴를 맞아 여행에 나선 관광객,가을시즌 청정 강원도의 속살을 탐닉하기 위한 해외 관광객 등 무지개 방문객들이 쉽게 질리지 않는 전통시장을 찾아 농특산물도 제철을 맞는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등의 거센 공격에 정선아리랑시장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정선군은 매년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홍보캠페인과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정선아리랑시장의 최대 무기는 넉넉한 인심과 정,맛과 멋,흥이 넘치는 전통시장이다.정선아리랑시장을 젊은 공간으로 변신시키는 주인공인 청년 상인들의 먹거리도 풍성하다.장날 마다 시장 공연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정선아리랑’ 가락은 덤이다.

군은 정선아리랑시장은 물론 고한 구공탄시장,사북시장,임계사통팔달시장 등 지역 대표 4대 전통시장에서 추석맞이 고객감사 이벤트도 진행한다.또한 추석 연휴기간인 23일부터 26일까지 정선아리랑시장에서는 정선아리랑 공연,초청가수 공연,떡메치기,관광객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정선아리랑시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군은 오는 30일까지 추석물가 안전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물가관리 추진상황 일일점검과 함께 추석 성수품에 대한 수급상황과 불공정 상거래 행위 점검에 나선다.올해는 추석 명절이 시작되는 21일 지역 최대 가을 축제인 ‘민둥산억새꽃축제 2018’이 개막하는 만큼 정선아리랑시장의 대박행진도 기대되고 있다.지역 대표 테마관광 이벤트인 레일바이크,화암동굴,스카이워크,짚와이어,삼탄아트마인,아리랑열차,아라리촌도 북새통이 기대된다.

정선군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지역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윤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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