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를 대고

흙 속에서 뿌리를 찾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



농경시대의 토기를 찾고

말의 씨앗을 찾아서

하나하나

씨알을 뒤지고,



발산이니 산천이니 천전이니…

실뿌리를 내고

줄기를 내고

꽃을 피우던 춘천,



나는 가을이 오는

왕뒷길이나 맥국길을

자전거를 타고

그 너른 들을 잠자리처럼

날아다니고 있다



또한, 그 맥의 나라 언덕에서

하늘에 몽글몽글 양털을 풀어

책을 읽거나

이 나라 젖줄인

소양강을 푸르게 풀어놓은 채

시를 짓고 있는 것이다 조성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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