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 증가는 명절 풍속도마저 바꿔놓았다.할아버지와 아버지,아들,손자 3~4대가 어우러져 시끌벅적했던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고,차례상을 물리자마자 요양병원으로 직행하는 가족이 늘었다.요양병원이 가족의 명절 상봉(?) 장소로 탈바꿈한 것.노인 인구가 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고령화 수준에 따른 65세 인구 비중을 보면 도내 태백,삼척,홍천,평창,고성,정선,영월,횡성,양양은 이미 초고령사회(20%)에 진입,노인복지와 진료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1읍·면 1초등학교’마저 위태로운 상황.분만 통계를 보면 저출산 흐름이 보다 분명해진다.2017년 우리나라 분만 건수는 35만8285 건으로 전년(40만4703건)보다 4만6000여건(11.5%) 줄었다.강원도의 인구 감소 추이는 더 가파르다.지난해 기준,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7만9976명으로 전체 인구(155만0142)의 18.1%인 반면,0~14세 인구는 18만4405명으로 11.9%에 불과하다.이런 추세라면 155만 명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위기감이 고조되지만 사회안전망은 기대치를 밑돈다.만성 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이 89.5%에 이르는 현실에서 노노간병,가족간병에 따른 살인과 자살,폭력이 빈번해진다.간병이 힘들어 동반자살하거나 노부모를 살해하는 비극적 사건이 일상화 된 것.일본은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케어매니저(돌봄 전문가) 제도를 도입했으나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비롯한 노인요양 서비스 확대가 절실하다.곧 닥칠 우리의 미래이기에….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