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막국수 인생, 세계에 강원의 맛 전파 ”
원주서 3대째 막국수 전문점
한국예총 예술문화명인 인증
천연육수·양념장 비법 기록
꼼꼼한 연구로 ‘지박사’ 별칭
막국수아카데미 개설 계획
매주 200인분 막국수 봉사

한국예총은 매년 문화·예술분야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들을 발굴,까다로운 심의를 거쳐 명인을 선정한다.원주 일산동과 무실동에서 막국수 가계인 ‘지박사’를 운영중인 지준학(66·원주))씨는 강원향토음식인 메밀 막국수 양념장과 반죽기술,편육 숙성 등 가문 고유기술에 대한 연구와 대중화에 앞장 서 온 공로로 ‘제7회 한국예술문화명인’인증을 받았다.지준학 명인의 40년 막국수 인생에는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 메밀 면은 지금도 지준학씨가 손수 뽑아 손님들께 대접하고 있다.
▲ 메밀 면은 지금도 지준학씨가 손수 뽑아 손님들께 대접하고 있다.
“명인이랄 것도 없어요.그저 막국수만 만들어왔을 뿐인데 여기까지 왔네요.”

메밀이 가진 힘을 진작에 발견하고 오랜 연구로 막국수의 맛과 효능을 지켜온 막국수 달인 지준학씨.

별칭은 ‘지박사’이지만 실제 그는 음식 전공자도 박사 학위자도 아니다.군대를 갓 전역하고 20대 가장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달려든 일이 ‘명인’의 시초가 됐다.

“당시 장모님이 막국수 장사를 하셨는데 반죽부터 양념장과 육수까지.모든 비법을 장모님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22년간을 보조하면서 보니 메밀만큼 사람 몸에 좋은 음식이 없더라고요.그 일념으로 40년을 달려온 것 같아요”

▲ 매주 토요일 소망주기복지센터에서 음식 나눔 행사를 갖는 지준학씨.
▲ 매주 토요일 소망주기복지센터에서 음식 나눔 행사를 갖는 지준학씨.
막국수의 이로움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지 대표는 스승이자 장모인 고 김양희 여사부터 자신,아들에게 이르기까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전통음식 명인이 된 비결이 뭐겠냐는 질문에 단연 이 집의 천연육수와 양념장을 비법으로 꼽는다.모든 야채를 삶고 멸치 다시마 등을 넣어 푹 달인 뒤 고추씨,양파,마늘,계피 등 부재료를 넣어 섭씨 100도에서 끓여내고 이를 숙성하면 엑기스나 다름없는 지 대표만의 걸쭉하고 진한 풍미의 천연육수가 완성된다.그는 이 맛을 내기 위해 재료 원산지부터 삶고 끓이는 모든 과정을 시차별로 꼼꼼히 기록해왔다.

“손님들은 이 맛을 기억하고 찾아오니까요,비법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절대 같은 맛을 낼 수가 없어요.” 꼼꼼히 써 온 기록지 덕분에 명인도 되고 이젠 막국수 전수까지 가능하게 됐다며 40년 세월 중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지준학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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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기현씨에게 막국수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당장 전통 막국수 아카데미를 개설해 강원도 향토음식을 전수하고 전국 방방곡곡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막국수 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다.또 메밀막국수를 통해 강원도의 맛과 정서를 전 세계에 수출할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지준학 명인은 “베트남의 쌀국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잡은 것처럼 막국수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맛과 문화를 알리겠다”며 막국수의 세계화의 큰 포부를 갖고 있다.

이제부터는 나 뿐만 아니라 이웃을 먹여 살리는 막국수 장수가 되겠다는 게 일흔을 코앞에 둔 명인의 새로운 목표다.

▲ 새벽부터 막국수 200인분을 직접 만들어 지역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있다.
▲ 새벽부터 막국수 200인분을 직접 만들어 지역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봉사활동도 시작했다.매주 토요일이면 새벽부터 면 뽑는 기계를 들고 나가 하루 200인분 막국수를 지역 어른들께 대접하고 있다.요리 등 가진 재주로 얻은 수익금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낙후된 지역에 식당을 만들고 우물을 파는 데 보태고 있다.손님들에게 과일이라도 한 접시 예쁘게 내고 싶어 배운 카빙으로는 내년쯤 책자발간과 함께 전시회도 계획 중이다.가문 고유기술을 전수해 막국수의 이로움을 널리 알리겠다는 막국수 명인 지준학씨.그가 한류음식 열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길 기대해본다.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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