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냉전과 대립,갈등으로 치솟던 종전과 달리 평화와 공존,번영으로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단절된 동해선 철도의 남북연결은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은 남북도로와 철도 연결로 동북아철도공동체,평화공동체를 제안했다.금강산 관광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강원도는 유소년축구로 체육교류를 시작했다.이제 남은 것은 예술 교류다.

예술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차이를 배제하고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새로움과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한다.그것이 문화와 예술의 힘이다.5000년을 함께 살았기에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역사도 공유한다.해석의 차이는 존재한다.이건 엄청난 자원이다.70년을 헤어져 산 것은 경험과 인식을 달리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그러나 이것도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힘이다.인류가 낳은 두 개의 체제(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경험했다는 것은 도약과 번영을 위한 긍정적 에너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정치는 차이를 최대화해 배제하지만 문화는 차이를 최대화해 포용한다.사상과 이념,종교 등의 차이로 인하여 갈등과 대결할 때 문화와 예술은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관용으로 융합한다.과거의 잔재와 위기는 미래의 유산과 기회가 될 수 있다.

분단된 한반도 지도에선 강원도는 대한민국의 변경이다.그러나 통일 또는 평화가 지속된다면 강원도는 한반도의 중앙이다.지형상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이다.동해선 철도가 바로 연결된다면 남북을 가로질러 중국,몽골,러시아로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열게 된다.

분단으로 개발과 발전이 통제되고 억압되었던 비무장지대와 인접 지역은 엄청난 역사·생태·문화·관광자원이 된다.철조망과 지뢰가 철거되면 그 자리는 옥토가 되고 금광맥이 되고 자원의 보고가 되는 것이다.철조망과 지뢰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거듭날 것이다.전쟁과 냉전 시기에 군악은 평화 시기엔 관현악이 된다.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과 한은 많은 작품의 소재로 활용될 것이다.말도 안 되는 것을 말 되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평화가 열리는 시간을 기다리지 말고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자.

강원도와 의회는 남북문화교류특위나 동북아문화추진단을 만들어 콘텐츠를 준비하자.강원문화재단은 강원도 예술가와 단체들을 묶어 남북강원문화교류TF를 만들자.남과 북의 강원도부터 문화교류를 시작하자.막힌 것을 뚫으면 길이 된다.예술적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남북 ‘문화길’,동북아 ‘평화로드’를 만들자.유라시아 새로운 대륙으로 달리자.그 길에 예술가들로 하여금 그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새로움으로 노래하고 춤추게 하자.강원도의 예술가와 단체들을 북한과 중국,몽골,러시아로 보내자.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기다리기엔 그간의 이별 시간이 너무 아깝다.지금 바로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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