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아이돌 전성시대다.아이돌의 팬덤을 구성하는 연령이 10대,20대를 훌쩍 넘어 40대,50대 심지어 60대까지 확산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가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시장과 미국 그래미어워드까지 접수하고 보니 그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CD는 물론 그들이 읽는다는 책,그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그들이 선호하는 음반,그들이 신는 신발에서부터 옷,악세서리,작은 장식 하나까지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보니 기획사에서 이를 놓칠 리가 없다.스타들의 사진이 들어있는 티셔츠,사인이 들어있는 사진과 부채,양말,모자,스타의 캐릭터가 들어있는 에코백,열쇠고리,노트에서부터 가방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이런 물건들을 굿즈라고 하는데 아이돌 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 등 문화 장르 팬덤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가격이다.스타들의 굿즈 가격이 만만찮은 것이다.몇 만원짜리 콘서트 티켓이 몇십만원을 넘어 백여만원에 거래된다는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가 않다.

그런데 이들의 굿즈 역시 일반적 수준에서 생각하는 가격을 뛰어넘는다.고작 몇 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이 굿즈라는 이름으로 작게는 서너배 혹은 열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대형서점에 가면 스타들의 굿즈 상품을 판매하는 코너까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소속사의 입장에서 보면 스타는 곧 상품이다.상품성이 입증된 스타들의 굿즈를 판매하는 일을 나무랄 수는 없다.그런데 문제는 이런 굿즈를 선호하는 연령대가 거의 십대라는 사실이다.십대는 소득의 주체가 아니라 소비의 주체다.

그들의 소비는 부모의 주머니로부터 나온다.때문에 이들이 비싼 굿즈 상품 구입을 위해 무리 하는 것이 불편하고 안타깝다.

필자의 십대 시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사진을 코팅해서 책받침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당시에는 올리비아 핫세,소피마르소,피비케이츠,부룩 쉴즈와 같은 해외 스타들이 인기가 많았다.하지만 이제는 저작권 문제로 함부로 스타의 얼굴을 사용할 수가 없다.문화 산업의 경제 효과를 생각해 보면 이는 타당한 일이다.

하지만 굿즈 상품의 구입 대상이 주로 십대들인 것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이고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가격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팬들은 자신의 스타를 사랑한다.그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어한다.스타 마케팅이 경제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스타를 사랑하는 순수한 십대 팬들의 마음을 자본으로만 계산하는 것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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