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첫 주말 시끌
전좌석 안전띠 착용에 시민들 혼란
영유아 카시트 미설치 범칙금 유예
경사로 주정차 대다수 고임목 미비

▲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경사로 주정차시 고임목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30일 오후 춘천 도심 경사로에서 안전조치 없이 주·정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박가영
▲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경사로 주정차시 고임목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30일 오후 춘천 도심 경사로에서 안전조치 없이 주·정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박가영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를 포함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첫 주말 도내 곳곳에서 혼란이 야기됐다.택시에서는 안전벨트를 착용을 권하는 기사와 승객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영유아나 아동을 둔 부모들은 카시트와 안전벨트 착용 기준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경찰 역시 단속 보다는 계도를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시행 하루만에 개선안을 내놓는 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30일 오후 2시쯤 춘천역 앞에서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 박모(53)씨는 “안전벨트를 매셔야 한다”고 말했다.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택시기사가 반드시 안전벨트 착용을 권유해야만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박씨는 “승객이 기사의 착용 권유에도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단속될 경우 과태료는 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부과하지 않는 법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3남매를 키우고 있는 이모(37·동해)씨는 차가 없는 ‘뚜벅이 엄마’로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6세 미만 영유아가 탑승하면 반드시 카시트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자 앞으로 겪을 불편에 아찔하다.이씨는 “택시를 타기 위해 카시트라도 들고 다녀야 하냐”고 토로했다.이같은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당초 계도기간으로 설정한 오는 12월 이후에도 6개월 미만 영유아 탑승시 카시트를 설치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범칙금을 당분간 부과하지 않기로 번복했다.

바뀐 도로교통법은 또 경사로 주정차 시 핸들을 가장자리에 놓고 미끄럼방지 걸림목을 설치해야 하지만 여전히 고임목 안전장치 없이 언덕길에 주차된 차량이 수두룩했다.전미연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단속이나 규제 또한 중요하지만 안전벨트나 카시트는 결국 본인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착용해야하는 만큼 본인의 안전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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