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속 분노 해소 미흡 살인까지
경제적 빈곤 작년 절도사건 352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도내 노인들이 외롭고 빈곤한 노년을 보내면서 강력범죄나 생계형 범죄에 손을 대고 있어 씁쓸함을 주고 있다.

지난달 7일 태백에서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수 십년간 한집에서 생활한 후처 할머니가 본처 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후처 할머니 A씨와 본처 할머니 B씨는 연립주택에서 생활하면서 평소 잦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노인들의 불만과 분노가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면서 도내 노인들의 살인범죄가 늘고 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고령범죄자(65세 이상)에 의한 살인발생 건수는 2014년 2건에서 2015년~2017년 각각 3건을 유지했다가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경제곤 빈곤으로 인한 생계형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달 4일 춘천의 한 호박농가에서 선물용으로 재배 중인 늙은 호박 100여개를 카트에 싣고 달아난 70대 할머니가 체포되기도 했다.

경제적 빈곤을 겪던 할머니 C씨는 호박을 팔 목적으로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고령범죄자에 의한 절도건수는 지난 2014년 201건에서 2015년 256건,2016년 339건,지난해 352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고재욱 가톨릭관동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퇴 후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절도 등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후 교도소나 구치소에 들어가는 기현상이 늘고 있다”며 “노년 준비가 잘 돼 있지 못한 노인들이 불안과 불만이 임계점에 도달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고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강원도의 경우 인천이 앞서 시행하고 있는 노인위기대응전문센터의 설립으로 노인범죄 등 노인위기 문제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윤왕근 wgjh6548@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