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문제도 극단적 불균형 개선 못하면 백약이 무효

3만 불 시대를 넘어 우리나라가 또 다른 도약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양극화의 문제일 것이다.지난 70,80년대 고속성장시대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문제다.당시만 해도 절대 가난을 극복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했던 것이다.그러나 효율성과 총량성장에 올인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불균형이 문제가 배태됐다.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면서 큰 장애물로 대두된 것이다.

이런 양극화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최근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 또한 그 하나일 것이다.경기불황이 이전에는 예기치 못한 갈등을 낳고 있는 셈이다.이념 갈등도 여전히 국민통합과 발전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권위주의시대 민주와 반민주로 진영이 나뉘었고,냉전시대가 지난 뒤에도 보수와 진보가 사사건건 대치하고 있다.지역갈등 또한 여전히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양극화는 개발 연대를 거치면서 배태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양극화가 아닐까 한다.수도권과 서울~부산을 축으로 한 불균형성장 전략은 수도권 일극의 극단적인 불균형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고 역대 정권에서 수도권 과밀해소대책이 추진됐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최근 서울의 부동산 가격 폭등하고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극심한 양극화가 이처럼 고착화된 상황에서 이런 특정부문의 정책수단이나 단기적인 처방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서울과 지방의 극단적 불균형이라는 근본적 배경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부동산대책만으로 서울의 부동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서울에 자본과 인재와 기회가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공급으로 주택수요를 해소하고 수요를 억제하는데도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엊그제 국토교통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거래된 서울의 최고가 아파트 한 채 값이면 강원도에서 같은 시기 최고가의 아파트 8.5채를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적절한 치료가 있었으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률도 인구 10만 명당 서울이 44.6명인데 비해 충북(58.5명) 경북(57.8명) 강원(57.3명) 등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이런 주거와 의료격차를 줄이지 않는다면 수도권의 부동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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