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미확인 지대 49곳 민간인 위험 상존,대책 속도내야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강원 도내 접경지역에는 한쪽 다리가 없는 신체 장애를 지닌 이들을 간혹 볼 수 있다.이들은 대부분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것이다.이렇게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은 사람 또한 적지 않다.도내 접경지역에는 빨간색 역삼각형에 하얀색으로 지뢰(MINE)라고 쓰여 진 경고푯말을 흔히 볼 수 있다.지뢰가 매설된 지역이라는 뜻이다.하지만 지뢰푯말이 없는 곳에서도 지뢰가 자주 발견되어 지뢰밭이라는 말까지 생겼다.또 산비탈이나 구릉지에 묻혀있는 지뢰가 장마와 폭우 등으로 계곡과 인근하천으로 흘러들어 물놀이 하던 어린아이들까지 숨지거나 다친 사례들이 많아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지뢰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런 공포의 대상인 지뢰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 제거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평양공동선언 후속조치로 남북군사당국이 지난 1일 철원의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 고지 일대 등에서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국방부에 따르면 DMZ과 민통선일대에 매설된 지뢰 수는 2010년 기준 116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25전쟁의 잔인함과 남북의 극단적 대치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만큼 희생자들도 많았을 것이다.지뢰지대 전체면적은 속초시(105.3㎢)와 맞먹는 112㎢이고,이중 미확인 지뢰지대가 97㎢(86.6%)에 이른다.강원 도내 미확인 지뢰지대는 철원 19곳,양구 14곳,인제 6곳,고성 6곳,화천 4곳을 비롯 49곳이 민간인에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민간인 접근에 따른 사전경고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휴전협정부터 2015년 3월까지 지뢰로 희생된 민간인은 전국적으로 462명으로 나타났다.그중 도내 민간인 228명이 지뢰를 밟아 116명이 숨지고,76명이 다쳤다.특히 2011년 이후 피해자가 100여 명이 추가로 발생해 지뢰에 대한 공포감이 줄지 않고 있다.아직도 접경지역에서는 폭발물 제거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정부는 2015년 4월부터 지뢰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더 이상의 지뢰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뢰제거작업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철원의 유해발굴지역에 국한하지 말고,모든 비무장지역로 확대해야 한다.접경지역 주민들이 미확인 지뢰지대에 그대로 노출된 채 방치되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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