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동한 강원연구원장
▲ 육동한 강원연구원장
농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기후변화로 양구에서 최상급의 사과와 멜론이 나온다.인삼은 홍천이 최대 산지가 된 지 오래다.이미 많은 품목에서 강원도가 다른 지역을 대신하고 있다.기호의 고급화로 청정 농산물과 유기농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살림이 어려워도 좋은 먹거리에는 덜 아낀다.이러한 조건을 가장 잘 충족시킬 지역은 말 할 나위 없이 강원도다.그리고 스마트 농업이 이제 4차 산업시대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IT 등 신기술이 기반이 됨으로써 더 이상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감안하면 대한민국 농업의 적지는 당연히 강원도다.필자는 오랫동안 미래 농업의 중심지는 강원도가 된다고 주장했다.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농도다.문제는 사람이다.1970년대 강원도에 농업고가 7개 있었다.거기에 더해 축산고등학교도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순수 농업고가 오직 하나,홍천의 홍천농고 뿐이다.아쉽지만 그래서 홍천농고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다.도내 농업관련 고등교육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여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난 몇 년간 이 학교를 강원농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펼쳐져 왔다.재작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에 3곳만 지정한 창업 중심의 미래농업선도학교로 뽑히기도 했다.강원연구원은 이 학교를 최고의 농업고등학교로 만들기 위해 아주 진지하게 협력해왔다.이제는 도내 모든 농업관련 기관과 단체,대학들도 함께 나서고 있다.물론 모든 학교 선생님들이 참으로 열심히 한다.그렇게 헌신적인 선생님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결코 쉽지는 않다.아직도 농업을 직업으로 정하는데 대한 편견과 두려움들이 느껴진다.작금의 우리 대학의 모습을 보면서도 떨치지 못하는 막연한 대학선호 풍토도 엄연한 현실이다.작년 초 필자는 신문 인터뷰 기사를 읽다 눈이 번쩍 뜨였다.요즘 최고의 인구학자인 ‘정해진 미래’의 저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미래 유망한 직업을 묻는 질문에 “딸아이 보고 농고에 가자고 설득하고 있다.좋은 직업의 기준은 희소성과 전문성,안정성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농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과학과 인공지능이 가장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부분도 바로 농업이다”라고 답했다.물론 강원연구원은 그분을 바로 초청해 말씀을 들었다.

강원도가 낳은 대학자 조순 선생님은 지난달 20일 강원연구원 1주년 아침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말씀하셨다.“교육은 앞을 잘 볼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 주는 것,즉 인재를 기르는 일이다.인재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나 무엇이든 선택하게 된 일을 견디면서 잘 해낼 수 있는 인물이다”.그 날 홍천농고의 선생님과 학생들도 현장에서 이 말씀을 함께 들었다.젊은이들이여! 부디 미래 첨단농업에 도전해 보기를 간곡히 권고한다.아마도 그 곳이 조영태 교수가 말하고 있는 ‘정해진 미래’일 것이다.그리고 여러분들이 그야말로 ‘농업인재’로 세상에 우뚝서는 모습을 보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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