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보스턴과 휴스턴의 5차전.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몰린 휴스턴은 이 경기마저 내주면 월드시리즈 진출 꿈을 접어야 했다.그 모든 짐이 팀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결과는?6회까지 던진 그는 3점 홈런 포함 4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그의 강판과 함께 승리는 보스턴으로 넘어갔다.덕 아웃으로 물러난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팀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한 자책감이 그를 짓눌렀을 것이다.

TV중계 카메라는 집요하게 휴스턴 덕 아웃을 파고들었다.그러더니 앵글을 고정시킨다.감독과 선수의 대화 장면.휴스턴 힌치 감독은 벌랜더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어깨를 감싸 안기도 했다.3~5분이 지났을까.굳었던 벌랜더의 얼굴이 풀리고 감독은 자리를 떴다.이후 많은 동료선수들이 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거나 포옹했다.비록 경기엔 졌지만 그들은 ‘One Team’이었던 것이다.이 같은 장면은 메이저리그 어느 경기에서나 볼 수 있다.일상에 녹아 있는 배려와 존중,소통!

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이팀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투수 커쇼가 있다.그런 그가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 자리를 류현진에게 내줬다.언론은 그가 에이스에서 강등됐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는 의연했다.2차전 승리를 따낸데 이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선전했다.그를 뒷받침한 사람은 로버츠감독.그는 커쇼와 1대1 대화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오해가 들어설 여지를 차단했다.선수 기용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는 감독이 선수와 눈높이를 맞추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메이저리그가 세계 최정상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다.

민선 7기 100일을 넘기면서 도내 곳곳이 인사잡음으로 시끄럽다.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일수록 기이하고 변칙적인 인사가 횡행한다는 지적.인사추천위원회가 들러리로 전락하거나 무력화되면서 2순위 후보자가 자리를 꿰차는 현상이 다반사로 벌어진다.물론 좋아 보일 리 없다.승자독식 선거시스템이 불러온 병폐.인사가 파행을 겪으면서 일부 시·군은 인사담당자가 잠적하는 등 막장극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한다.이런 시·군정에 메이저리그가 각 팀과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Never Settle(절대로 안주하지 말라)’는 말이 통할리 만무.‘One Team’은 요원한 얘기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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