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강원도 국감,질의는 물렁·대답은 답보·도민은 답답

지난 22일과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강원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됐다.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치르면서 지난 몇 년간 국감을 거르다가 이번에 5년 만에 열린 것이다.그동안 도정 전반에 대한 검증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국감에 기대가 모아졌다.굵직굵직한 현안이 많고 평창올림픽 때문에 수면아래 감춰져 있던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여러 측면에서 국회가 또 다른 시선으로 강원도를 들여다보고 잘잘못과 과부족을 찾고 대안도 내놔야 하는 기회였던 것이다.

이번에 강원도의 애로나 문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없지 않았다.그러나 결론적으로 도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흡했다.의원들의 질의는 강원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명쾌하게 드러내지 못했고,강원도의 답변 또한 이전에 이미 들었던 원론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강원도의 주요 현안에 대한 진일보한 해법이 나오길 기대했으나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당장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정선 가리왕산 활강 문제는 여야를 떠나 존치와 복원 주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그러나 정파적,혹은 지역적 관점을 넘어서는 대승적 접근이 없었다는 점은 역시 아쉬웠다.

첫날 국감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하키센터,슬라이딩 센터 등의 수익률이 평균 운영비의 15.8%로 저조하고 지적했고,같은 당 권미혁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가리왕산 문제는 공개적 논의의 장을 만들 것과 생태복원을 전제로 한 활용방안을 제안한다고 했다.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강원도 부채 2229억 원 가운데 올림픽 부채가 30%에 달하는데 자체 상환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평창올림픽에서 619억 원 흑자를 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며 올림픽경기장 적자 대책을 추궁했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도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새 방향성을 잡아주지 못하고 겉돈 느낌이 없지 않다.그렇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쓸 이유가 없다.야당의원들의 레고랜드 사업 부진(이진복),지역이익보다 국가어젠다에 매몰(홍문표,조원진)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둘째 날 국감에서도 강원도가 남북교류보다는 도정(道政)에 집중하라는 주문이 많았다.이런 부분은 강원도가 새겨들어야할 대목이다.그러나 총체적으로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의원들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얘기도 나온다.도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했고,그래서 ‘맹탕국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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