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호열 강원대 교수·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 권호열 강원대 교수·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최근 강원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부 기관의 강원지역 고용통계에서 도내 산업인구가 강원도 전체 인구를 훨씬 상회하는 270만명으로 추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한다.훌륭한 아이디어와 높은 추진력을 갖춘 정책일지라도 만일 그러한 정책의 구체적인 수요근거로 사용되는 통계치가 잘못됐다면 계획된 성과를 거둘 것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지역고용동향과 같은 강원도 지역현황에 대한 통계조사는 동북지방통계청과 대학,연구소,지자체 등에서 필요에 따라 수시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이런 통계조사 가운데 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강원인자위)에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강원지역 인력 및 훈련에 대한 수요공급 조사의 진행과정을 통해 고용통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을 살펴본다.

강원도인자위는 강원도경제부지사와 강원경영자총협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산업계 및 노동계,정부기관과 지자체 등 노·사·민·정이 모두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아래 강원도내 산업계의 인적자원 수요를 조사한다.수요에 맞춘 훈련과정을 개설해 인력을 양성하며,최종적으로 양성된 인력을 채용과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인적자원개발을 수행하고 있다.이같은 인적자원개발 과정의 첫 단계가 인력 및 훈련 수요공급 조사로서 조사대상은 강원지역에 소재한 25개 업종의 제조업 및 비제조업 중소기업으로 종사자 규모 10인 이상 299인 이하의 사업체다.올해는 조사 대상기업 3900개 가운데 총 876개 사업체를 조사원들이 약 2개월에 걸쳐 일일이 방문해 인사부서장 및 현업부서장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실시했다.조사 내용은 교육훈련 실시현황,회사내 부서 구성,인력 현황,신규 채용자 요구역량,현업 및 기술부서 훈련 수요,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부족 및 기업인식 등이다.

강원인자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1만명이고 채용예정 인원은 1만3000명이며,채용수요가 많은 직종은 건설·채굴직,설치·정비·생산직 등으로 나타났다.강원인자위는 수요공급 조사의 통계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검증 작업을 조사 과정에서 여러 번에 걸쳐 반복한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조사대상의 통계적 모집단 설정과 표본 설계를 담당한다.수요공급 조사 전문업체는 훈련된 조사원들을 표본으로 선정된 사업체에 투입해 현장조사를 수행하며 현장조사의 적정성을 일차적으로 자체 검증한다.또 강원인자위는 현장조사의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수차례에 걸친 고용통계 전문가 자문회의와 엄격한 검수과정을 통해 조사 과정의 적합성과 조사 결과의 타당성을 확인한다.

강원인자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고용통계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표본 설계의 전문성,조사활동의 적정성,조사결과의 검증 등이 필수적이며,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 비로소 통계적 분석결과로부터 정책적 시사점이 올바르게 도출될 수 있다. 현재 강원인자위가 계획하는 대로 향후 지역 훈련수요공급 조사와 타 기관들의 고용통계 조사들이 서로 연계돼 분석되면 고용문제의 해결에 보다 통합적이고 심층적인 정책방향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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